미국의 제조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던 지난 80년대후반.

이 시기에 가장 호황을 누린 업종은 바로 리사이클링(중고재활용)
사업이었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새것보다는 값싼 중고품을 선호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회사는 그로우비즈 인터내셔널이라는
중고재활용품체인점이었다.

지난 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때마침 불어닥친 불경기 덕분에 고성장을
거듭, 창업 10년만에 외형이 무려 50배이상으로 커졌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미국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IMF시대를 맞아 극심한 불황기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리사이클링사업붐이 일고 있다.

리사이클링사업이 제일 활발한 곳은 중고컴퓨터시장.중고PC를 헐값에
사 잘 수리한 다음 적절한 마진을 남기고 파는 중고PC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중고PC전문점은 매년 폐컴퓨터로 버려지는 1백만대 가량의 중고PC를
재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중고PC유통업의 선두주자는 지난 94년 창업한 CC마트.

이 회사는 창업 3년만에 매출액 1백5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CC마트는 현재 전국에 1백50개의 총판및 체인점을 두고 있으며
월 3천~5천대의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사고팔고 있다.

이 회사가 중고컴퓨터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 한것은 경영노하우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중고PC 전국 수거망과 정보망을 구축했다.

덕분에 물량정보를 전국 1백50개 점포에서 공유할수 있었다.

또 전국조직을 프랜차이즈방식으로 운영, 관리비용도 절감했다.

CC마트는 최근에는 무점포방식의 체인망 구축에 나섰다.

사업에 뜻만 있으면 매장없이도 중고PC유통업을 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맹비 5백만원을 내면 CC마트의 무점포체인사업자로 등록되고
컴퓨터교육, 경영 및 영업교육, 재고컴퓨터물량지원, 수거컴퓨터매입 등의
지원을 받을수 있다.

판매이익은 본사와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1천명을 무점포체인사업자로 확보할 계획이다.

CC마트가 이처럼 무점포사업으로 영업력 확충에 나선것은 무궁무진한
시장성 때문이다.

이 회사의 이병승 사장은 "현재 개인용 컴퓨터에 국한된 품목을
워크스테이션네트워크장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가정뿐 아니라
기업단위로 중고정보통신장비의 매매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무점포
체인이 늘어도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CC마트가 현재 취급하고 있는 품목은 데스크톱, 노트북, 모니터, CD,
모뎀 등 5가지이다.

가격은 데스크톱의 경우 25만~90만원선이며 노트북은 50만~1백10만원
선이다.

<> 체인개설 비용

무점포체인의 경우 가맹비 5백만원만 준비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10평짜리 체인점을 개설하려면 임대비를 제외하고 2천3백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가맹비 5백만원, 보증금 5백만원, 초도상품비 1천만원,
간판 및 시설비 3백만원 등이다.

<> 예상수익 분석

10평짜리 점포를 운영할 경우 월평균 매출액은 4천만~5천만원선이다.

여기에서 원가 3천1백만원~3천8백만원과 월세 1백만원, 인건비 2백만원,
광고비 1백만원 등을 제한 5백만~8백만원 가량이 순이익이다.

무점포의 경우 월평균 순이익은 3백만~4백만원선이라는 것이 본사측
얘기이다.

<> 입지분석

컴퓨터 배달에 필수적인 차량운행 때문에 주차공간 확보가 용이한 곳을
택해야 한다.

또 주변에 은행이나 큰 빌딩이 있어 점포 찾기가 쉬워야 한다.

점포 임대료는 보증금이 평당 3백만원을 넘지 않는 곳을 정해야 한다.

지금은 최악의 불황상태이기 때문에 가격이 싼 점포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중고PC점은 대로변보다는 오피스가나 학원밀집지역이 바람직한 입지이다.

<> 업종전망

IMF 여파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신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

컴퓨터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주요 부품의 상당수가 수입되는 컴퓨터의 경우 환율상승으로
내년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여 판매부진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신품가격의 절반이하인 중고PC를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중고컴퓨터전문점은 이런 가격요인외에도 신품사용에 앞서 중고PC로
컴퓨터기능을 익히려는 사람이 많고 중고확보가 용이해 사업기반이 탄탄한
업종의 하나이다.

< 서명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