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계가 외화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결제조건 변경은 물론 이미 계약이 성사됐거나 거래가 마무리된 수출건에
대해서도 대폭적인 금액할인을 통해 수출대금의 조기회수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역업계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2천원대를
오르내리고 네고가 전면 중단되자 해외마케팅을 중단한채 달러화 확보를
위해 최고 연 24%까지 수출대금을 할인하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인수증 발급을 중단, 중소무역업체의 잇단 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달말이후 네고난이 가중되기 시작하면서 무역업계가 선택한 해결책은
향후 모든 계약을 일람불로 일원화하는 것.

그러나 이 대책이 한계를 보임에 따라 가격덤핑과 함께 기존 계약분에
대한 결제금액할인을 통해 결제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할인대상은 이미 계약이 마무리된 것은 물론 네고절차가 개시된 수출건도
포함되고 있다.

무역업체들이 조기에 수출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바이어에게 제시하는
할인수준은 월 1~1.5%선.

그러나 일부 자금난이 심각한 중소기업들은 월 2%의 파격적인
디스카운트까지 제시하고 있다.

수출기업의 마진율이 1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때 연 20%대의 할인은
엄청난 출혈수출이다.

< 이동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