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상여금으로 주식을 사들여 주가방어에 나서는 상장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가하락에 따른 대외외신인도 저하를 막고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다른
상장사로 확산될 전망이다.

23일 동아건설 관계자는 "직원들과 합의하에 이달 말 지급예정인
상여금과 연차수당 전액을 자사 주식 매입에 사용키로 했다"며 "총주식
매입규모는 70억~80억원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70억원어치를 매입할 경우 전체 발행주식수의 3%
이상을 사들이는 것이 된다.

동아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아건설의 대주주 지분은 20%선에 불과해
M&A방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그룹의 지주회사인 대림산업도 이같은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번달에 지급되는 보너스의 50%만큼 대림건설
주식을 사도록 노조측과 합의해 주식매입이 시작됐다"며 "이에따라 총
16억3천만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대림산업 총 발행주식수의 1.6% 정도를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은 대림자동차 대림엔지니어링 삼호 서울증권 고려개발 등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대림그룹의 지주회사지만 대주주 지분은
고작 9.2%에 불과하다.

이처럼 기업들이 종업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주가하락을 막을 수 있고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심어줄 수 있으며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