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임원승진 보류는 16일 구본무 회장이 주재한 사장단회의에서
전격 결정됐다.

불과 1~2일전까지만 해도 지난해수준과 비슷한 2백명안팎의 승진이 있을
것으로 소문이 퍼졌고 누구누구가 승진한다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돌았다.

몇몇 임원들은 축하전화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갑작스럽게 승진이 동결된 것은 위기상황에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한다는 의견이 사장단회의의 주류를 이룬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선 감원을 안하는 대신 승진도 없다는 것으로 최종 낙착됐다.

LG그룹은 올해 경영성과가 타그룹에 비해 나은 편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앞으로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현대
삼성 대우그룹등 주요 대기업그룹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선 이경지 LG정밀상무 강성호 종합기술원상무 등 2명의 임원이
LG반도체로 자리를 옮긴 반면 반도체에서는 1명만 빠져나와 반도체 조직을
보강했다.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임원인사를 일주일 앞당긴 것은 인사지연에 따른
조직이완을 없애고 IMF체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