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한파와 유례없는 환율급등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있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매출확대의 호기를 맞는 중소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이들은 그동안 끊임없는 기술개발노력으로 수입에 의존해온 품목들을
국산화, 공급하고있는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조일제지의 경우 지난해말 국산화에 성공, 시판에 나선 KLB(크라프트
라이너 보드, 중포장용 골판지원지)가 최근들어 한달에 1만5천t의 물량이
수주되는등 호조를 보이고있다.

이는 환율급등으로 수입품이 가격이 급격히 올라 수요업체들이 국산품을
선호하기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입라이너지의 국내시판가격이 t당 73만원(1달러당 1천2백원기준,
부대비용포함)인데 비해 국산 KLB는 t당 62만원으로 t당 11만원정도의
차이가 나고있다.

조일제지의 KLB는 기존 수입라이너지보다 내마모도를 10배이상 높였으며
압축강도 내절강도가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엘리베이터용 감속기와 에어앤드를 자체개발한 인천 주안동의 금원사도
그동안 미국과 독일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국내업체들이 눈을 국산품으로
돌리면서 한달 상담건수가 종전 20여건에서 60여건으로 늘었다.

금원사의 관계자는 "최근들어 견적을 요청하는 업체들이 부쩍 많아졌다"
면서 "이번의 어려운 시기를 계기로 국산품애용이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화공단에 위치한 성원테크도 요즘들어 바빠지고있다.

산업기계의 회전운동을 왕복운동 또는 간헐운동으로 바꿔주는 캠과
인덱스(간헐운동전용유닛)등을 생산하고있는데 종전 월평균 50대에
머무르던 인덱스 주문이 최근 1백대가량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덱스의 경우 주문량이 종전 월평균 50대에서 1백대가량으로
불어났다는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 기회에 꾸준한 기술개발로 이 부문의 전량 수입대체해
나간다는 방침아래 생산량확대와 함께 영업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건설부품업체인 서울상역은 늘고있는 주철관용이음쇠인 "스테인리스
노허브 카플링"의 수요에 맞추기위해 최근 월10만피스를 생산할수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그간 연간 5백만달러의 주철관용 이음쇠를 수입해왔으나
앞으로 전량 수입대체될 것이라는 것이 이 회사관계자의 얘기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우리사회에 깊숙이
뿌리박혀있는 외제품선호추세가 사라져야한다"면서 "국산화업체들도 업계의
기대에 맞게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꾀해야할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