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이성구 특파원 ]

한국 정부가 일부 부실 은행의 정리등 구조조정에 머뭇거리는 한 시장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며 국제 금융계는 한국 사태로 야기될 전체 금융
시장의 심각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보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에서의 위험" 제하의 사설을 통해 국제통화기금
(IMF)의 5백70억달러 구제금융안은 나온지 1주일 만에 실패하는듯
보인다면서 IMF와 선진국들은 이미 정해진 지원 방안을 고수하며 규모를
확대할지, 아니면 한국의 채무불이행과 사후수습이라는 길을 택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한국 은행들의 채무 불이행이라는 후자의 선택은 위험 부담이
크며 세계 금융체제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은행이 채무이행불능을 선언하게 될 경우 국제
금융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개발도상국 은행들이 위기에 몰리게 되며
일본의 은행에 대한우려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일부 은행들을 폐쇄시키고 이들의 대외 채무를
떠안기만 했어도 진정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뢰가 생겼을지
모른다면서 이제 한 국 정부는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더 힘든 일을 해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설은 한국 정부가 그같은 과제를 회피하는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
은 더욱더 전체 금융체제를 지탱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제 각국 중앙은행들은 한국에서 파급될 가능성이 있는 국제금융
시장의 문제에 대비책을 세워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