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대미달러 환율 급상승으로 수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상승세를 타던 국내 조선업계가 한라그룹의 부도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
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8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조선업계가 확보한 일감
은 모두 1천2백27만8천t, 99억2천만달러어치로 t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백73%, 금액기준으로는 1백35%나 증가했다.

또한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의 하나로 지금까지 수출대금의 60%로
제한돼 왔던 수출착수금 한도규정도 조만간 철폐될 예정이어서 조선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주요그룹들은 선박건조사업을 통해 자금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의 대동조선 부도로 인한 충격이 가실만할때 터져나온
한라그룹의 부도로 한라중공업은 물론 국내 조선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해 앞으로의 수주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한라중공업이 수주한 물량은 1백27만9천t,
9억8천4백만달러어치로 업계 전체의 수주물량의 10% 가량을 점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일감인 수주잔량은 2백17만t, 16억7천3백만달러어치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대동조선의 부도 당시에도 일부 선주들의 계약파기 요구가
있었으며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납기 준수여부에 관한 선주들로부터의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동조선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한라중공업의 부도로 국내조선업계가 입게 될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