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급등의 여파로 목욕료 이발료 마을버스료 등이 줄줄이 인상돼
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기름값이 대폭 올라가는 등 물가급등요인을
안고 있는데다 연말연시와 대선을 앞둔 행정공백이 겹치면서 앞으로 음식료
등 개인서비스요금이 잇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돼 소비자 물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3일 서울시내 대부분 목욕탕들은 목욕료를 평균 2백~3백원씩 일제히
인상했다.

목욕탕들은 이에 따라 성인 2천5백원씩 하던 목욕값을 2천7백~2천8백원씩
받고 있다.

또 이발료도 이달초부터 일부 업체사이에서 9천원에서 1만원으로 10%씩
인상하기 시작, 곧 모든 이발소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1일로 예정된 마을버스요금인상도 업체들이 연내 인상을 강행할
움직임이다.

서울 강동 은평 금천 동작 등 4개 자치구 14개 업체는 지난 1일 요금을
50원씩 올렸다가 다시 환원했다.

그러나 노원 도봉 강북 성북 강남 서대문구 등에서는 자치구와 업체간에
이달중 요금인상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연내 마을버스요금 인상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대한목욕업중앙회는 "올초에 비해 기름값이 드럼당 1만6천4백원 올라 이
부분에서만 1인당 2백20원의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인건비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할 경우 5백원 이상은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다음주중 가격실태를 조사,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어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 송파구청 관계자는 "개인서비스요금은 업체가 자율결정하게 돼 있어
요금인상이 불법은 아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최대한 요금인상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을버스요금의 경우 일부 업체들이 요금을 연내에 올리고 이에
따른 과징금을 공동부담키로 결의하고 있어 가격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고통분담차원에서 가격환원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목욕업자들이
건의한 1주일중 1일 휴무를 실시할 경우 서울에서만 연간 1백억원을 절약할
수 있으나 서울시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시의 탁상행정을 비판
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