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대폭락하면서 담보부족및 깡통계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신용융자잔고가 많은 중소형주중 상당수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90년 깡통계좌사태보다 더욱 심각한 파문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담보부족및 깡통계좌수가 폭증하면서 투자자뿐만 아니라 증권사의 부실마저
배제할수 없다.

<> 깡통및 담보부족계좌 현황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신용계좌평가금액이
융자금액의 1백30%에 못미치는 담보부족계좌수는 26일 현재 4만1천1백74계좌
(1조3천6백97억원)에 달한다.

신용융자를 사용하는 계좌의 33.2%가 담보부족이다.

평균손실률을 50%로 감안하더라도 6천5백여억원의 물량이 반대매매
대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반대매매를 피하려면 2천8백70억원을 신용계좌에 넣어야 한다.

물론 주가가 더 내릴 경우 그 금액은 더욱 커진다.

계좌평가금액이 융자액에도 못미치는 깡통계좌수는 9천1백5개(3천41억원)
이다.

증권사들이 깡통계좌를 강제정리할 경우 융자금중 1백40억원을 회수할수
없을 정도로 깡통계좌의 손실폭이 크다.

<>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IMF구제금융신청으로 급속히 늘어나는
담보부족및 깡통계좌는 주식시장에 엄청난 매물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6천억원으로 추산되는 담보부족및 깡통계좌의 매물이 개장초부터
하한가매물로 나오면서 이들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신용잔고비율이 높은 종목이다.

악성매물이 주가를 폭락시키고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는 일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깡통및 담보부족계좌를 정리하려 해도 팔리지않고 있다.

<> 대책 =어떤 형태로든 담보부족및 깡통계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주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수 없다는게 증권가의 주장이다.

지난90년의 경우 증안기금의 개입으로 깡통및 담보부족계좌를 일시에
해결했다.

당시 오전동시호가때 증권사들이 깡통및 담보부족계좌의 주식을 일시에
매도주문을 내고 증안기금이 매수주문을 내는 식으로 매물을 일거에
소화해냈다.

당시 매물로 나왔던 주식물량은 1천3백60여억원 규모였다.

이후 주가는 급속도로 회복됐다.

그러나 이번 깡통및 담보부족계좌 사태는 뚜렷한 매수세력이 없는데다
금액도 3~4배에 달해 뾰족한 묘수가 없다.

중견 중소기업들이 연이어 부도를 내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매수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정부에 한은특융을 포함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