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최완수 기자 ]

아.태 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은 동아시아지역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이 지역국가들의 협력을 강력히 지지키로 하는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의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 지역금융협력기구를 설립키로 했다.

APEC 회원국 정상들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정상회담 이틀째 회의를 열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위기를
최우선 의제로 다루고 이에관한 APEC 정상들의 연대감과 극복의지를 담은
"정상 공동선언문"을 이날 오전 채택한다.

공식채택에 앞서 입수된 공동선언문 초안은 아시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과 전망의 기조는 예외적으로 강력하다고 전제,
"앞으로 이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했을 경우 조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국제적 협조 체제를 공고히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은 그러나 현재의 위기 타개를 위한 노력은 일단 IMF에 맡기고
APEC은 대화와 문제해결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를 얻도록 공동협력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선언문은 또 역내 상호금융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지역금융체제 개선을
위한 경제.기술협력을 증진하는 한편 금융지원 활성화를 위해 IMF의 새로운
체제를 도입하고 IMF의 재원을 보충하기위한 지역금융협력기구를 설립키로
했다.

선언문은 이와함께 "우리는 시장개방이 중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며
우리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무역.투자 자유화와 신중하고 투명한 정책들이
향후 시장의 불안정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금융위기 상황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IMF 자금지원 신청 배경 등을 소개하고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이에앞서 25일 오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은 한국 금융위기와 관련, "본인이 할수 있는 한 한국입장을 최대한 지지할
것"이라며 "이를 대내외에 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에대해 "미국정부가 한국에 대한 지원분위기를 선도해 가면
외국 금융기관들의 불안심리가 불식될 것"이라며 "IMF의 자금지원에 미국이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