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내놓은 "새정부의 정책과제"보고서는 경제회생을
위한 민간경제계 나름의 진단과 처방이 집약돼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특히 이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정도로 현정부의
경제정책이 사실상 실패로 판가름난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내용에 관심
이 집중되고 있다.

전경련이 제시한 "새정부 개혁과제"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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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보고서가 담고 있는 원칙은 두 가지다.

시장경제원리와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응한 경제운영이 그것이다.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제 정부주도의 직접 규제에 의한 경제운영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정부는 민간의 경제활동을 직접 규제하는 방식에서 탈피, 경쟁을 통해
승자가 선택되는 시장원리 방식으로 경제운영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보고서 전반에 깔려있다.

땀흘린 만큼 보상을 받는 시장경쟁원리를 정착시켜 경제주체들의 의욕을
북돋워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응한 경제운영의 경우는 국내법과 관행이 국제기준과
일치하지 않아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응한 체제정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본원칙으로 선택됐다.

다음은 8대 개혁과제.

<> 현 경제위기의 극복 =경제개혁 가속화와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경제
안정화를 조기에 달성해야 한다.

임금 노사관계부문에서 앞으로 5년간 임금상승률을 총액기준 3%이내로
안정시켜야 한다.

또 다양한 고용계약이 가능하고 노사의 자율성을 고양시키는 내용을 담은
"근로계약법"을 제정해 기존의 근로기준법을 대체토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개방확대와 금융실명제 보완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토록 지원해야 하고 부실기업 및 부실금융기관의 조기 정리로 경제회복의
걸림돌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철폐를 위해 민간중심의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
해야 한다.

<> 작고 효율적인 정부 =재정이 효율적으로 운용되며 공평한 조세가 부과
되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구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조직의 개편이 불가피하다.

<>재정경제원 기능의 축소조정 <>통상산업부 기능의 조정 및 공보처 폐지
<>농림부 중소기업청 조달청 건설교통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의 업무에
대한 대폭적 지방이양과 민영화 <>내무부와 교육부 기능 축소 및 경찰행정의
지방화 등 조치가 필요하다.

공무원의 정년제 폐지 및 계약고용제 도입도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국민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되고 경쟁에
의해 창의와 혁신이 창출되는 기업하기 좋은 경제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정책적 규제를 폐지하는 것이 과제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경제력 집중억제정책을 경쟁촉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고유업종제도 <>단체수의계약제도
등은 폐지돼야 마땅하다.

<>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기반조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통해 높은
성장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한 밑바탕을 다져야 한다.

사회간접자본에 참여하는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기회를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정부연구개발 예산이 정부 총예산의
5%가 되도록 명시함으로써 연구개발투자를 획기적으로 증대시켜야 한다.

<> 삶의 질향상을 위한 환경및 사회보장제도 확립 =쾌적하고 풍요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생산적인 복지 및 의료혜택 확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배출총량제도 및 오염물질 배출권 거래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 경제를 뒷받침하는 저비용 정치구조 =공영선거제 확대, 중.대선거구제
도입 및 비례대표제 확대 등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선거자금 기부한도 설정과 기부자 실명제 도입 등으로 정치자금의 양성화
및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남북관계 정립 =평화정착에 최우선
과제를 두는 통일정책이 긴요하다.

안보 최우선 정책에 의한 전쟁억제력 강화와 상호현실인정과 상호교류를
통한 남북간 신뢰구축에 정책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 글로벌체제에 부응하는 대외정책 추구 =세계경제질서 형성에 적극
참여하고 기업의 대외활동을 뒷받침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규범의 적극적 수용과 국제사회에서 위상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적극적인 개방을 통해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통상문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