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백화점들이 서울지역 대형유통업체와 외국유통업체들의 지방진출에
따른 시장잠식을 저지키 위해 해당지역에 진출하지 않은 다른 대형업체와
손을 잡는 이이제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컨대 롯데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지역 백화점들은 롯데와
경쟁관계에 있는 신세계의 PB(자체상표)상품을 도입, 롯데의 공세를 저지
하는 전략이다.

반면 신세계의 남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주 등지에서는 롯데의 PB
상품을 들여다 판매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세원백화점(부산)과 주리원백화점(울산), 동양백화점
(대전) 등은 자신들의 상권에 진출했거나 진출예정인 롯데백화점의 공세에
맞서 신세계백화점의 PB의류인 아이비하우스 샤데이등 3개 브랜드를 입점
시키기로 최근 결정했다.

대백플라자(대구)도 신세계의 PB의류를 도입키로 했다.

세원백화점등은 신세계가 25일 조선호텔에서 개최하는 사업설명회에 참석,
이들 PB상품 도입에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빠르면 내년 2월 이들 지방백화점에 PB상품이 들어갈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리원백화점의 변희석 과장은 "서울지역 대형백화점의 PB상품을 도입하면
로열티 등을 지불하지 않고 저가로 의류를 구입할수 있어 의류분야의 경쟁력
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주의 가든백화점은 신세계의
라이벌인 롯데백화점의 숙녀의류 PB인 벨로즈와 양말PB인 입생로랑매장을
이미 개설했다.

대구의 동아백화점이 롯데백화점의 양말PB인 입생로랑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백화점이 롯데의 PB상품인 입생로랑양말을
도입한 것처럼 예외적인 경우도 있긴하나 롯데가 진출한 지역에서는 신세계,
신세계가 진출한 지역에서는 롯데의 브랜드를 도입하는 이이제이 전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 류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