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내년 우리경제
는 성장률 둔화는 물론 기업부도와 실업급증 등으로 최악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경제연구소는 23일 "IMF구제금융 요청에 따른 국내경제 전망"에서
IMF가 구제금융 지원조건으로 긴축, 부실금융기관등에 대한 구조조정,
시장개방, 정리해고제 조기도입 등 경제전반에 걸쳐 강도높은 요구를 해올
것이 분명해 국내경제의 어려움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내년들어 경제성장률은 4.6%로 떨어지고 실업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군다나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급증으로 노동계 등의 반발이 심화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가 미흡할 경우 경제성장은 3.8%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내년 뿐아니라 향후 2~3년동안 투자와 소비등 내수가 극도로
위축되고 땅값이 하락하는 등의 여파로 2000년까지 5% 미만의 저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실물경제 여건이 멕시코의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양호한
편이어서 극단적인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내수위축에 따라 수입도 둔화세를 보여 경상수지 적자가 내년에는
70~90억달러로 축소되고 2000년 하반기에 가서는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부실금융기관의 정리등 대대적인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리해고제가
조기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실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한계기업의 부도사태도 속출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실업이 최대의 사회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실업률은 현재 2.5~3.0% 내외에서 2000년에 가서는 8%로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