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악재, 장기 호재"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이 자금시장에 미칠 영향은 이렇게 전망된다.

연말까지는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들의 자금
가수요가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를 포함한 대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거시경제가 "저성장-저물가"로 접어들어야만 시장금리도 대세하락기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일 "저성장-고물가"라는 스태그플레이션현상이 나타날 경우 자금시장은
만성적인 "고금리시대"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IMF 구제금융이 단기적으로 악재라는 분석은 주로 시장참가자들이 내놓고
있다.

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면 우리정부는 재정긴축은
물론 금융긴축도 단행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외환시장 불안으로 풀린 통화를 포함, 통화환수조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직도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공급규모가 줄어들면 장기
금리는 반등할수 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들은 최근 현대 삼성 LG등 초우량기업들마저 앞다투어 CP(기업어음)와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한다.

전체유동성이 줄어들게 뻔한 만큼 장기자금을 미리 확보하자는 자금가수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회사채는 지난 20일 하룻동안 2천4백5억원이 발행되는 등 물량이 늘고
있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21일도 상승세를 보여 연14.50%까지 치솟았다.

CP도 마찬가지다.

CP 수익률은 이날 하향안정세로 돌아섰으나 무려 연18%대까지 올라 있다.

이런 현상으로 미뤄 IMF 구제금융이 들어오면 하루짜리콜금리 등 단기금리를
떨어질지 몰라도 중장기금리는 하락하기 힘들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장금리는 하향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강력한 긴축을 실시하면 물가상승률도 낮아진다.

인플레 기대심리도 가셔 자금가수요현상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성장률까지 낮아지면 적정금리수준도 떨어질수 밖에 없다.

따라서 회사채 유통수익률 등 장단기금리 모두 안정세를 보일게 분명하다.

그러나 만일 환율급등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저성장-고물가
시스템이 구조화된다면 금리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철 한은 자금부장은 "IMF는 재정과 통화긴축을 모두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처럼 통화증가율에 직접 간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통화관리가 축소추세인 만큼 급격한 통화환수를 하지 않아도 되므로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