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 이학영 특파원 ] 한국의 IMF 구제금융 요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 회수에 나섰던 일부 미국계
은행들이 자금지원 재개를 검토하고 있으며 기관투자가들도 한국 증권시장에
다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메릴린치의 한국 금융담당 조 캘디에로 부사장은 21일 "그동안 한국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CP(상업어음) 매입을 자제해왔으나 IMF 구제금융이
확정될 경우 한국계 은행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코리아 데스크 책임자인 김재유 수석부장도 "한국의
수출 성장 물가 등 펀더멘틀즈가 튼튼하다는데 주목해왔다"며 "한국이 IMF
지원을 받아들이고 본격적인 금융안정대책에 착수할 경우 한국계 은행들에
대한 금융협력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 JP모건증권의 웨슬리 폴 관리본부장은 이날 미국을 방문중인 김기환
경제 순회대사와의 면담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상향 조정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김대사를 수행한 강권석 뉴욕주재
재경관이 전했다.

대우증권 뉴욕법인의 김영한 사장은 이와관련,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한국의 외환위기에 주목해 서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해 왔다"며
"그러나 IMF 지원이 공식화될 경우 원화 환율이 급락세를 멈출게 확실시
된다는 판단아래 대량 매수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는 현지 펀드매니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