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사태가 컴퓨터시장을 엄습하면서 CPU(중앙처리장치)를 비롯한 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 가격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용산에는 CPU가격이 오르자 리마킹 제품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그나마 CPU를 가지고 있는 대리점들도 환율의 지속적 상승을 우려, 제품을
내놓지 않아 구득난까지 겹치는등 컴퓨터 부품 유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지고 있다.

21일 용산전자상가에 따르면 CPU의 주종을 이루는 MMX 166MHz는 이날오전
18만원대에 거래되며 전날 아침의 14만5천원보다 무려 25% 상승했다.

또 MMX 200MHz는 전날 24만원에서 하루만에 6만원이 상승, 30만원에
유통되고 있으며 펜티엄 도 이날 53만원의 유통가격을 형성, 전날보다
6만원이 뛰어올랐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의 경우 삼성전자가 최근 환율인상을 반영, 자사 제품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개당 1만원씩 올려 놓았다.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이씨현시스템은 사운드블라스터와
DVD키트등 수입품목의 가격을 5~10% 정도 인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컴퓨터 부품가격의 급등은 필연적으로 PC의 가격상승을
부채질해 올해 극심한 매출부진을 겪는 업계를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PC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로 PC의 매기가 뚝 끊긴데다 이번
환율사태로 가격마저 오를 기세라 업친데 덥친격"이라며 "올겨울은 더욱
썰렁해 질것"으로 우려했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