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98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면서 방송3사가 월드컵축구 또는
축구선수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앞다퉈 제작, 방영하고 있는 것.

KBS1TV는 지난 29일 "사람과 사람-용수엄마 화이팅!"편을 통해
국가대표 최용수 선수의 어머니 윤호임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밖에 "일요스페셜-축구전쟁, 한일전은 끝났지만..." (11월2일 오후
8시)과 KBS2TV "특종 비디오저널-7일간의 응원전쟁! 붉은 악마대 울트라
닛뽄" (11월3일 오후 9시15분)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축구전쟁, 한일전은 끝났지만..."은 4년후에도 "한국축구가 일본을
이길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해마다 5천명 정도의 어린 소년들을 브라질로 축구유학을 보내고,향후
1백년 구상 아래 진행되는 일본 J리그와 한국축구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한국축구계의 분발을 촉구한다.

"7일간의 응원전쟁! 붉은 악마대 울트라 닛뽄"에서는 응원전 스케치를
통해 한일 두 나라 젊은이들을 비교 분석한다.

MBC는 31일 오후 7시30분 월드컵본선 4회 연속 출전 축하쇼 "가자
16강으로"를 방송하고 밤 12시15분 "정미홍이 만난 사람들"에서는 김호,
허정무 감독과 해설가 신문선씨를 초청, 월드컵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월드컵맨들과 함께"편을 방송할 예정.

SBS는 28일 "뉴스추적-붉은전사"편을 통해 차범근 감독의 전략,
전술분석과 함께 국가대표선수들의 경기화면을 내보냈다.

11월1일은 방송3사가 역사적 한판인 한일전을 합동 중계한다.

KBS와 MBC는 경기 시작 20분전인 오후 2시40분부터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MBC는 아예 2시부터 "16강으로 가는길"이란 특집을 방송한다.

이같은 방송사의 축구프로그램 경쟁에 대해 시청률을 의식한 편성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열된 합동중계, 재방송에 하이라이트, 연일 뉴스시간을 장식하는 것도
모자라 특집프로까지 만드는 것은 월드컵축구 열기에 편승, 손쉽게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

더구나 일부 프로그램은 신선한 내용없이 경기화면을 재편집,
재활용하고 흥미위주로 짜여지는데 대해 비난의 소리가 높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