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

세계증시 동반폭락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금융공황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사상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5년2개월만에 500선밑으로
떨어졌고 원화의 환율은 하루거래상한까지 올라 달러당 9백57원60전까지
치솟았다.

금리도 올랐다.

28일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35.19포인트나 폭락한 495.28을
기록했다.

이처럼 주가 500선이 무너지기는 "8.24증시안정대책" 다음날인 92년 8월
25일(494.50)이후 처음이다.

주가폭락으로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해 주식시장엔 위기감이 팽배하고
투신사 주식형펀드에선 투자원금의 절반을 날린 펀드들도 발생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 하락폭과 하락률(6.63%)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하락종목수(8백60개)와 하한가종목수(5백92개)도 연중최대였으며 상장종목
중 절반이상인 62%가 하한가였다.

환율불안에 짓눌린 외국인매물이 연일 이어지며 주가를 끌어내리자 지난
27일 현재 신용투자자의 담보부족규모가 5백58억원에 달해 하루만에
2백16억원이나 불어났다.

증권사로부터 빌린 이들 악성자금이 결제불능으로 이어질 경우 신용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투신사의 주식형 펀드도 대부분 투자원본을 밑돌고 있고 주식형 외수펀드의
환매신청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파국으로 치닫는 증시를 안정시키려면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한 무기명 증시안정증권허용 <>증시안정투자펀드 등을
통한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투신 등에 주식매수를 위한 한은특융 지원
등의 수급안정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제시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매매기준율보다 3원20전 높게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의지 표명으로 한때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하루중
변동제한폭(당일 매매기준율 (-2.25)~(+2.25)%)인 9백57원60전까지 치솟았다.

이에따라 29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도 사상최고치인 9백42원80전으로
고시된다.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보여 회사채(은행보증 3년만기)유통수익율은 연
12.70%, 91일짜리 CP(기업어음)은 연 13.8%로 하루사이 각각 0.05% 포인트
상승했다.

콜금리는 한국은행의 자금지원으로 전날과 비슷한 연 13.7%의 수준을
유지했다.

< 박기호.손희식 기자 >

[[ 해외 ]]

뉴욕증시의 주가 대폭락이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전세계 증시를 강타,
10년전의 블랙먼데이가 재연됐다.

이로인해 그동안 강세를 지속해온 미 달러화 가치가 출렁이고 멕시코
페소화가 폭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심각한 혼란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27일 아시아시장의 주가급락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켜 다우존스
지수가 전일대비 5백54.26포인트(7.2%) 폭락한 7,161.15에 폐장됐다.

이는 지난 87년10월19일 주가대폭락 사태 당시의 하락폭인 5백8포인트를
능가하는 사상 최대낙폭이다.

뉴욕증시는 후장들어 낙폭이 커지자 처음으로 주식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28일 속개된 뉴욕 주식시장은 개장초 7,000포인트 아래로 급락했다가
곧이어 1백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도쿄 홍콩 방콕 등 아시아 증시도 뉴욕증시의 대폭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자"분위기가 확산돼 개장초부터 5% 이상 폭락, "증시공황 분위기"가
완연했다.

최근들어 전세계 주가 약세를 주도해온 홍콩증시는 전장에만 15.4% 폭락,
사상최대 낙폭을 보였으며 도쿄증시는 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으로 매매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 영향으로 올들어 강세를 보여왔던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취리히 등
유럽 주요증시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주요증시들은 10% 이상의 폭락세를 보였다.

전세계 증권가의 블랙먼데이 재연 조짐은 국제외환시장에도 이어져
1백22엔대에 이르던 달러화 가치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한때 1백19엔대로
내려앉는 등 극심한 불안 양상을 나타냈다.

또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지난 주말 달러당 7.88페소에서 8.45페소까지
떨어지는 등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