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메이커들이 대형 생활용품업체들과 잇달아 "제판동맹" 제휴,
건전지시장을 둘러싼 셰어쟁탈전이 메이커간 경쟁에서 대형 생활용품업체들
간 대결로 바뀌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최대 건전지 제조업체인 로케트전기는
제일제당에 판매를 의뢰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일종의 제판동맹으로 로케트전기는 건전지를 생산하고 제일제당은 전국의
슈퍼와 편의점을 통해 이를 판매한다.

제일제당이 판매하는 제품은 특수건전지와 문방구용 건전지를 제외한 일반
건전지 전 제품이다.

로케트전기가 제일제당과 손을 잡은 것은 수입품에 빼앗긴 1차 전지시장의
탈환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케트전기는 한때 국내 건전지시장의 60%가량을 점유했었으나 에너자이저
듀라셀 등 미국계 건전지회사들의 상륙이후 크게 위축됐다.

건전지시장을 둘러싼 제판동맹은 국내업체들로만 한정된게 아니다.

LG화학은 지난해말 일본의 도시바건전지와 업무제휴를 맺고 자사 생활건강
부문과 LG유통의 유통망을 통해 도시바건전지를 판매하고 있다.

LG화학 외에 애경산업도 일본의 파나소닉건전지와 업무제휴 계약을 체결,
이 회사 제품의 운송및 판매를 대행해 주고 있다.

생활용품업체와 건전지회사들간 업무제휴가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은
건전지의 부피가 적어 생활용품회사들이 샴푸 등의 자기회사 제품들과 함께
배달, 판매하기 편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건전지회사들이 슈퍼등 일반 유통망판매에 취약하다는 점도
양측의 제휴를 촉진시킨 요인이라고 생활용품회사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일제당과 로케트건전지의 전략적 제휴로 1천3백억원에 달하는 일반건전지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