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장부 믿어도 되나요] (좌담회) 시리즈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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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얼굴인 회계장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회계장부를 감사하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조차 불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몇년새 잇따르고 있는 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회계장부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좌담회에는 서진석 상장사협의회 부회장, 김일섭 삼일회계법인 부회장,
원정연 증권감독원 심의위원보, 이정조 향영리스크컨설팅 사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박영균 한국경제신문 증권부장이 맡았다.
=======================================================================
<> 사회 =국내 기업의 회계장부가 외국인투자자나 일반투자자로부터
큰 불신을 사고 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원인일뿐 아니라 건전한 증시발전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 이정조 사장 =기업윤리의식이 문제다.
회계장부를 투명하게 작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회계감사환경이 열악한 점도 꼽을수 있다.
회계법인의 수는 한정돼 있는데 감사대상기업 대부분의 감사시기가 같다.
1개 회계법인이 고작 2~3일간에 걸쳐 서둘러 감사를 해야 할 형편이니
올바른 감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 원정연 심의위원보 =경영자들은 세금 배당 금융기관의 신용및 대출문제
등으로 이익을 조정하기 일쑤다.
원천적으로 부실회계장부가 작성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기도 하다.
기업이 회계처리방법을 너무 자주 변경하는 것도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정부가 금융기관의 유가증권평가손 반영정도를 수시로 바꿔 제시하는 것도
외국인들이 우리기업의 회계장부를 불신하는 이유다.
<> 김일섭 부회장 =담보를 우선으로 하고 재무제표를 뒷전으로 하는
금융기관의 태도도 문제다.
외국의 경우 사업의 타당성이나 재무제표를 면밀히 검토해 보고 담보를
설정, 대출해준다.
우리는 거꾸로다.
세무회계를 가장 중요시 하는 기업도 문제이며 정부가 세수를 감안,
정책수단의 일환으로 기업회계기준에 대해 너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부실회계의 간접적인 이유가 될수 있다.
적당히 재무제표를 분칠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결과중심적인 의식도 문제다.
<> 서진석 부회장 =경영은 효율을 중요시한다.
세무나 자금조달을 위해 제도가 허락하는 한 이익을 유연하게 조절하려고
한다.
물론 위법적이고 탈법적인 회계처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회계제도 변경이 너무 잦은 점도 부실회계의 원인이 될수 있다.
기업이 새로운 제도에 따라가기 급급하다 보면 아무래도 정확성을 기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 사회 =부실회계의 원인으로 여러가지가 지적됐다.
기업이나 감사인 어느 한쪽의 잘못만은 아닌 것같다.
우선 감사인이 소신껏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와 환경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예컨대 과거 여러차례 변경됐던 감사인 선임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 이사장 =기업은 마음대로 감사인(회계법인)을 선택하는 기존의 자유
선임제를 선호하는 반면 회계법인은 증권관리위원회가 강제적으로 감사대상
기업을 지정해주는 지정제를 원하는 눈치다.
지난 80년대 지정제를 실시했으나 기업과 감사인이 유착화되는 등 적잖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강제적인 지정제는 자유시장원리에도 위배된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면에서 현재의 감사인 자유선임제를 유지하는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부실회계와 관련해 회계법인에게는 강력히 책임을 물어왔으나
기업에게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부실회계처리한 기업이 "도둑"이라면 회계법인은 이를 감시하고 적발하는
"경찰"인 셈인데 도둑보다는 경찰에 더 큰 책임을 강요해 온게 사실이다.
<> 김부회장 =자유선임제는 감사인이 항상 을의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에
감사인의 독립성이 완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질서있는 개입"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공급자들간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싼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선택할수
있는게 자유시장원리다.
회계서비스시장은 다른 시장과 다르다.
회계감사의 소비자는 투자자나 금융기관이다.
이들 소비자가 기업들의 감사인 자유선임이나 싼값에 좋은 회계정보서비스를
고를수 있는게 아니다.
자유선임제로 회계정보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는게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도록 이들을 대표
하는 사외이사제를 적극 활용하거나 증권관리위원회가 보다 많이 감사인을
지정해줘야 한다.
<> 원심의위원보 =감사인 선임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부분지정, 부분경쟁, 자유선임, 지정제 등의 장단점이 숱하게 논의돼 왔다.
경영자가 감사인을 마음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주총승인을 반드시 받게
해왔으며 부실회계 징후가 높은 회사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기업
등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감사인 지정사유도 늘려가고
있다.
지정폭을 넓히돼 자유경쟁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 서부회장 =지정제가 곧 감사인 독립을 보장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감사인을 때에 따라 지정하다 보면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감사인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미국의 코카콜라사는 한 회계법인을 자유선임해 1백년 가까이 감사를 받고
있으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회계사들중 약 80%가 감사업무에만 치중하려는 것도 문제다.
전업으로 감사업무만 취급하려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수 없다.
외부감사는 코스닥 등록기업이나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집중했으면 좋겠다.
현재 감사보수는 기업만 담당하고 있는데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도 일정부분을
부담해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회계정보의 주요 이용자다.
이들이 부담하는 주식매매수수료에 일정부분의 감사보수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 하다.
<> 사회 =감사인은 회계정보 이용자들에게 감시를 당하고 기업들로부터는
회계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듣는 등 어려운 입장이다.
주주권익을 보호하는 1차적인 의무에 소홀한게 아닌가.
<> 김부회장 =주주이익을 보호하는게 감사인의 책임이다.
책임감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반성해야 한다.
반면 감사인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높이려면 제도적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대주주가 주도하는 기업지배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투자자나 금융기관도 감사보수를 지불토록 한다면 감사인의 독립성이나
전문성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회계사에게 모든 부담을 지는 것은 무리다.
<> 이사장 =회계사들의 도덕성은 회계사들이 자율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도덕성만 유지하면 수임료 덤핑 등의 잡음이 나올리 없다.
외부에서 통제해 달라는 의식자체가 벌써 도덕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말밖에 안된다.
감사인의 능력을 차등화해 평가하는 것도 전문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 원심의위원보 =내년부터 감사인의 능력에 등급을 매기는 평가제도를
실시한다.
전문성 도덕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 서부회장 =기업회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감사인 모두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교육을 잘 받은 회계사를 기업내에 보다 많이 투입해 1차적으로 기업회계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내부감사인과 외부감사인의 합리적인 보완관계도 중요하다.
<> 사회 =결산기가 12월말에 몰려 있어 정확한 감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결산기와 관계없이 연중감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 원심의위원보 =8천5백개 외부감사대상기업중 88%가 12월결산법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일부 금융기관의 결산기를 3월이나
6월로 변경시키기도 했다.
좀 더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적 유인책 마련이 급선무다.
일례로 결산기 변경법인에 대해서는 감사보수를 낮춰 주거나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방안을 꼽을수 있다.
<> 서부회장 =왜 12월결산법인이 많아졌는지 또 12월결산을 선호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장 큰 원인은 기업들이 12월로 돼 있는 정부회계년도에 맞추기 위해서다.
정부회계년도에 맞추지 않으면 세법상 경과조치등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이사장 =50대 계열기업별로 결산기를 지정해줘도 괜찮을 듯하다.
삼성그룹계열은 8월결산, 대우그룹계열은 6월결산 등으로 말이다.
또 중소기업만이라도 감사보고서 제출기간을 대폭 늘려주거나 상장회사의
경우 온기 반기외에 분기별 결산보고서라도 공시해 주면 감사부담이 한결
수월해 질 것이다.
<> 김부회장 =감사보고서 제출이나 주주총회가 다소 늦더라도 결산숫자를
속보화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중감사가 가능하려면 기업의 연중 회계내용이 비슷해야 한다.
대개 보면 12월결산법인들은 연중에는 대충대충 회계하다가 연말 결산보고서
제출시기에 가서야 무척이나 신경쓴다.
그러니 중간중간에 감사를 해도 부실감사가 될 수밖에 없고 이중감사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 사회 =몇년새 부실회계감사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보호책으로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 김부회장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이 엄청날 것이다.
외부감사인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최근 한국강관 부실회계감사에 대한 판결은 감사인의 책임을 너무 확대해
놓았다는 지적이 많다.
회계사들이 감사업무 자체를 기피할 우려가 있다.
감사인들의 업무에도 한계가 있으니 책임에도 한계를 둬야 한다고 본다.
<> 원심의위원보 =당장 도입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게 현실이다.
소액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도 있지만 기관투자가들도 큰손인이상
집단소송에 매달리다 보면 기업이나 회계법인등도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개별주주들의 대표라는 명목하에 단특정단체가 개입, 정치 경제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크다.
<> 서부회장 =이 제도를 이미 도입한 일본의 경우 몇백엔의 손실에도 소송을
제기할수 있으니 소송건수가 엄청나며 기업이나 회계법인들은 이에 대응
하느라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한다.
<> 이사장 =여러가지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는 찬성한다.
현재 개별 손해배상청구소송은 투자자들이 손실과정 규모 등을 일일히
입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손실을 보는 쪽은 투자자들이고 이들의 손실보전이 보다 쉽고 유리한
소송제도가 바람직하다.
<> 사회 =감사인에 대한 감리의 문제점과 개선돼야 할 점은 없는가.
<> 서부회장 =회계감사인은 감리만을 의식해 감리가 될 부분만을 중점
감사하는 경향이 있다.
감리당국인 증권감독원은 미리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공인회계사회로 감리업무를 단계적으로 이관중인 것으로 아는데 자율감리의
취지도 좋지만 믿을 만한 것인지 의문이 간다.
<> 원심의위원보 =기업의 부도 또는 부실회계가 곧 감사나 감리책임이라는
등식관계는 반드시 성립하지 않는다.
결과만 보고 무턱대고 감사인, 감리당국을 탓할 수만은 없다.
자금악화 등 기업이 어떻게 부도, 부실회계에 이르게 됐는가 등 과정도
함께 보아야 한다.
감리는 양질의 감사보고서를 유도하는 장치일 뿐이지 기업이나 회계법인에
대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실시하는게 아니다.
공인회계사회가 회계법인을 자체 감리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있으며 감리
전문부서도 설치중이다.
<정리=김홍열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
회계장부를 감사하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조차 불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몇년새 잇따르고 있는 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회계장부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좌담회에는 서진석 상장사협의회 부회장, 김일섭 삼일회계법인 부회장,
원정연 증권감독원 심의위원보, 이정조 향영리스크컨설팅 사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박영균 한국경제신문 증권부장이 맡았다.
=======================================================================
<> 사회 =국내 기업의 회계장부가 외국인투자자나 일반투자자로부터
큰 불신을 사고 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원인일뿐 아니라 건전한 증시발전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 이정조 사장 =기업윤리의식이 문제다.
회계장부를 투명하게 작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회계감사환경이 열악한 점도 꼽을수 있다.
회계법인의 수는 한정돼 있는데 감사대상기업 대부분의 감사시기가 같다.
1개 회계법인이 고작 2~3일간에 걸쳐 서둘러 감사를 해야 할 형편이니
올바른 감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 원정연 심의위원보 =경영자들은 세금 배당 금융기관의 신용및 대출문제
등으로 이익을 조정하기 일쑤다.
원천적으로 부실회계장부가 작성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기도 하다.
기업이 회계처리방법을 너무 자주 변경하는 것도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정부가 금융기관의 유가증권평가손 반영정도를 수시로 바꿔 제시하는 것도
외국인들이 우리기업의 회계장부를 불신하는 이유다.
<> 김일섭 부회장 =담보를 우선으로 하고 재무제표를 뒷전으로 하는
금융기관의 태도도 문제다.
외국의 경우 사업의 타당성이나 재무제표를 면밀히 검토해 보고 담보를
설정, 대출해준다.
우리는 거꾸로다.
세무회계를 가장 중요시 하는 기업도 문제이며 정부가 세수를 감안,
정책수단의 일환으로 기업회계기준에 대해 너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부실회계의 간접적인 이유가 될수 있다.
적당히 재무제표를 분칠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결과중심적인 의식도 문제다.
<> 서진석 부회장 =경영은 효율을 중요시한다.
세무나 자금조달을 위해 제도가 허락하는 한 이익을 유연하게 조절하려고
한다.
물론 위법적이고 탈법적인 회계처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회계제도 변경이 너무 잦은 점도 부실회계의 원인이 될수 있다.
기업이 새로운 제도에 따라가기 급급하다 보면 아무래도 정확성을 기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 사회 =부실회계의 원인으로 여러가지가 지적됐다.
기업이나 감사인 어느 한쪽의 잘못만은 아닌 것같다.
우선 감사인이 소신껏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와 환경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예컨대 과거 여러차례 변경됐던 감사인 선임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 이사장 =기업은 마음대로 감사인(회계법인)을 선택하는 기존의 자유
선임제를 선호하는 반면 회계법인은 증권관리위원회가 강제적으로 감사대상
기업을 지정해주는 지정제를 원하는 눈치다.
지난 80년대 지정제를 실시했으나 기업과 감사인이 유착화되는 등 적잖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강제적인 지정제는 자유시장원리에도 위배된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면에서 현재의 감사인 자유선임제를 유지하는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부실회계와 관련해 회계법인에게는 강력히 책임을 물어왔으나
기업에게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부실회계처리한 기업이 "도둑"이라면 회계법인은 이를 감시하고 적발하는
"경찰"인 셈인데 도둑보다는 경찰에 더 큰 책임을 강요해 온게 사실이다.
<> 김부회장 =자유선임제는 감사인이 항상 을의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에
감사인의 독립성이 완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질서있는 개입"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공급자들간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싼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선택할수
있는게 자유시장원리다.
회계서비스시장은 다른 시장과 다르다.
회계감사의 소비자는 투자자나 금융기관이다.
이들 소비자가 기업들의 감사인 자유선임이나 싼값에 좋은 회계정보서비스를
고를수 있는게 아니다.
자유선임제로 회계정보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는게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도록 이들을 대표
하는 사외이사제를 적극 활용하거나 증권관리위원회가 보다 많이 감사인을
지정해줘야 한다.
<> 원심의위원보 =감사인 선임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부분지정, 부분경쟁, 자유선임, 지정제 등의 장단점이 숱하게 논의돼 왔다.
경영자가 감사인을 마음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주총승인을 반드시 받게
해왔으며 부실회계 징후가 높은 회사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기업
등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감사인 지정사유도 늘려가고
있다.
지정폭을 넓히돼 자유경쟁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 서부회장 =지정제가 곧 감사인 독립을 보장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감사인을 때에 따라 지정하다 보면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감사인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미국의 코카콜라사는 한 회계법인을 자유선임해 1백년 가까이 감사를 받고
있으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회계사들중 약 80%가 감사업무에만 치중하려는 것도 문제다.
전업으로 감사업무만 취급하려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수 없다.
외부감사는 코스닥 등록기업이나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집중했으면 좋겠다.
현재 감사보수는 기업만 담당하고 있는데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도 일정부분을
부담해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회계정보의 주요 이용자다.
이들이 부담하는 주식매매수수료에 일정부분의 감사보수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 하다.
<> 사회 =감사인은 회계정보 이용자들에게 감시를 당하고 기업들로부터는
회계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듣는 등 어려운 입장이다.
주주권익을 보호하는 1차적인 의무에 소홀한게 아닌가.
<> 김부회장 =주주이익을 보호하는게 감사인의 책임이다.
책임감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반성해야 한다.
반면 감사인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높이려면 제도적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대주주가 주도하는 기업지배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투자자나 금융기관도 감사보수를 지불토록 한다면 감사인의 독립성이나
전문성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회계사에게 모든 부담을 지는 것은 무리다.
<> 이사장 =회계사들의 도덕성은 회계사들이 자율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도덕성만 유지하면 수임료 덤핑 등의 잡음이 나올리 없다.
외부에서 통제해 달라는 의식자체가 벌써 도덕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말밖에 안된다.
감사인의 능력을 차등화해 평가하는 것도 전문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 원심의위원보 =내년부터 감사인의 능력에 등급을 매기는 평가제도를
실시한다.
전문성 도덕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 서부회장 =기업회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감사인 모두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교육을 잘 받은 회계사를 기업내에 보다 많이 투입해 1차적으로 기업회계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내부감사인과 외부감사인의 합리적인 보완관계도 중요하다.
<> 사회 =결산기가 12월말에 몰려 있어 정확한 감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결산기와 관계없이 연중감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 원심의위원보 =8천5백개 외부감사대상기업중 88%가 12월결산법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일부 금융기관의 결산기를 3월이나
6월로 변경시키기도 했다.
좀 더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적 유인책 마련이 급선무다.
일례로 결산기 변경법인에 대해서는 감사보수를 낮춰 주거나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방안을 꼽을수 있다.
<> 서부회장 =왜 12월결산법인이 많아졌는지 또 12월결산을 선호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장 큰 원인은 기업들이 12월로 돼 있는 정부회계년도에 맞추기 위해서다.
정부회계년도에 맞추지 않으면 세법상 경과조치등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이사장 =50대 계열기업별로 결산기를 지정해줘도 괜찮을 듯하다.
삼성그룹계열은 8월결산, 대우그룹계열은 6월결산 등으로 말이다.
또 중소기업만이라도 감사보고서 제출기간을 대폭 늘려주거나 상장회사의
경우 온기 반기외에 분기별 결산보고서라도 공시해 주면 감사부담이 한결
수월해 질 것이다.
<> 김부회장 =감사보고서 제출이나 주주총회가 다소 늦더라도 결산숫자를
속보화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중감사가 가능하려면 기업의 연중 회계내용이 비슷해야 한다.
대개 보면 12월결산법인들은 연중에는 대충대충 회계하다가 연말 결산보고서
제출시기에 가서야 무척이나 신경쓴다.
그러니 중간중간에 감사를 해도 부실감사가 될 수밖에 없고 이중감사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 사회 =몇년새 부실회계감사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보호책으로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 김부회장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이 엄청날 것이다.
외부감사인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최근 한국강관 부실회계감사에 대한 판결은 감사인의 책임을 너무 확대해
놓았다는 지적이 많다.
회계사들이 감사업무 자체를 기피할 우려가 있다.
감사인들의 업무에도 한계가 있으니 책임에도 한계를 둬야 한다고 본다.
<> 원심의위원보 =당장 도입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게 현실이다.
소액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도 있지만 기관투자가들도 큰손인이상
집단소송에 매달리다 보면 기업이나 회계법인등도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개별주주들의 대표라는 명목하에 단특정단체가 개입, 정치 경제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크다.
<> 서부회장 =이 제도를 이미 도입한 일본의 경우 몇백엔의 손실에도 소송을
제기할수 있으니 소송건수가 엄청나며 기업이나 회계법인들은 이에 대응
하느라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한다.
<> 이사장 =여러가지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는 찬성한다.
현재 개별 손해배상청구소송은 투자자들이 손실과정 규모 등을 일일히
입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손실을 보는 쪽은 투자자들이고 이들의 손실보전이 보다 쉽고 유리한
소송제도가 바람직하다.
<> 사회 =감사인에 대한 감리의 문제점과 개선돼야 할 점은 없는가.
<> 서부회장 =회계감사인은 감리만을 의식해 감리가 될 부분만을 중점
감사하는 경향이 있다.
감리당국인 증권감독원은 미리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공인회계사회로 감리업무를 단계적으로 이관중인 것으로 아는데 자율감리의
취지도 좋지만 믿을 만한 것인지 의문이 간다.
<> 원심의위원보 =기업의 부도 또는 부실회계가 곧 감사나 감리책임이라는
등식관계는 반드시 성립하지 않는다.
결과만 보고 무턱대고 감사인, 감리당국을 탓할 수만은 없다.
자금악화 등 기업이 어떻게 부도, 부실회계에 이르게 됐는가 등 과정도
함께 보아야 한다.
감리는 양질의 감사보고서를 유도하는 장치일 뿐이지 기업이나 회계법인에
대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실시하는게 아니다.
공인회계사회가 회계법인을 자체 감리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있으며 감리
전문부서도 설치중이다.
<정리=김홍열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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