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마드리드=윤성민 기자]

"현대 쿠페가 피아트 쿠페의 판매를 앞질렀습니다. 최근에는 한달에
1천2백대를 팔아 피아트 쿠페에 비해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지요"
(쥘리오 델 피에트로 현대자동차 이탈리아 대리점 사장)

"현대 쿠페를 사려면 3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야 현대차를 팔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게 됐습니다"(페드로 카베자 현대자동차
스페인 대리점 사장)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카 티뷰론(현지명:쿠페)이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부
유럽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8월말까지 모두 5천2백60대가 판매돼 현지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의 쿠페를 제치고 동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스페인에서도 지난 8월까지 5천여대가 팔려 현지 쿠페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티뷰론이 남부유럽에서 이처럼 선전하는데는 무엇보다 독특한 디자인이
한몫을 하고 있다.

흡사 상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스타일이 현지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

"성능도 그렇지만 우선 참 잘 생긴 차라는게 마음에 듭니다. 이탈리아의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딱 들어 맞아요"(현대차 대리점에서 만난 밀라노
시민 엔리코 피로타씨)

김판곤 현대자동차 전무는 "티뷰론 돌풍이 현대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 전반에 대한 이미지를 크게 높였다는 것입니다.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등 다른 차종의 판매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지요. 티뷰론을 발판으로 내년부터 새 경차 아토스를 유럽
시장에 투입해 본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입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