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한양CC 신코스.

김종덕은 최종라운드 18번홀 (파4-4백13m)에서 극적인 1.5m 버디로
연장대열에 합류한다.

그는 연장 두번째홀에서도 1m버디로 급기야 4명 연장전에 종지부를
찍는다.

같은 날 88CC 서코스

박세리와 정일미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장전을 계속한다.

그들은 그린미스없이 볼을 착착 올렸으나 중장거리 버디 퍼트는 연거푸
홀을 외면한다.

드디어 연장 5번째홀 (17번홀-파4).

정일미의 1.2m 파퍼트가 홀을 스친다.

3퍼트 보기.

우승은 "올들어 첫 국내시합"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박세리의 몫이
된다.

월드컵축구 한일전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할때 골프장에서는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의 남녀대회 메시지는 "스타는 역시 강해야 하는 순간 강하다"이다.

김종덕의 우승은 올 초 일본 기린오픈에서 최종홀 칩샷 버디로 우승한
패턴과 비슷하다.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필요한 샷을 성공시키는 골프.

그것은 우승자의 불변의 요건이다.

박세리는 최종일 컨디션이 극히 좋지 않았다.

연장전에서 그녀의 어프로치샷 거리는 공히 수십야드 거리.

그같은 웨지샷은 그녀 수준에서 몇번중 한번은 반드시 버디로
연결시켜야 했으나 이렇다할 버디 찬스는 결코 만들어 지지 않았다.

그래도 박세리는 "긴 승부"를 견뎌냈다.

"기대를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골프에서 그녀의 우승은 "최고 스타로서의 최선"을 다시 보여준 셈.

이들의 우승은 아마추어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디는"
골프의 표본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