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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유예 종료 '기아'] "본질 퇴색" .. 협약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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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유예협약 적용을 받은 진로 대농 기아 등 3개 그룹이 각기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진로는 부도유예대상이었던 6대 계열사 모두가 현재 화의를 진행중인
    상태이고 대농의 경우 주력기업인 미도파는 정상화로 가고있으며 대농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이다.

    기아는 스스로 화의를 신청했지만 채권단이 화의나 법정관리중 택일하라고
    통첩, 사실상 법정관리가 유력해졌다.

    3개사의 이같은 세갈래 운명은 부도유예협약의 실효성에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도유예협약이 애초 의도했던대로 대기업 도산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데
    기여했느냐 하는 점이다.

    부도유예협약의 원래 명칭은 "부실징후기업의 정상화 촉진과 부실채권의
    효율적 정리를 위한 금융기관 협약".

    그러나 3개 기업에 부도유예협약을 적용한 결과 부실기업의 정상화를 촉진
    시키기는 커녕 국가경제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만 커지고 금융기관들의
    부실화도 가속화됐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다시말해 부도위기에 처한 기업을 살리지도 못했고 은행등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발생도 예방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특히 부도유예기간인 2~3개월동안 부실기업과 은행들은 경영권 포기각서
    (사표 포함)만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임으로써 "부실기업의 정상화"라는
    본연의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는 평가이다.

    은행 일각에선 "어차피 부도나고 법정관리로 갈 기업이었다고 할때 충격을
    일시에 받는게 2~3개월씩 충격을 장기화시키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부도유예협약이 어느정도는 부실기업처리의 가교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 노형권 상무는 "만약 부도유예협약이 없었더라면 어느날 갑자기
    대기업이 부도를 내고 협력업체도 일시에 연쇄도산했을 것"이라며 "협약이
    긴급피난적 안전장치기능은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화의 정상화 법정관리 등의 각기 다른 방향으로 관련기업이 처리도고 있는
    것도 부도유예를 거침으로써 부실징후기업에 어울리는 적절한 처리형태로
    나오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른 한편에선 부실기업의 지나친 "버티기"가 부도유예의 효과를 반감시켰다
    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부도유예협약의 적용을 선택한 것은 채권자가 양보한 셈인데 공을 넘겨받은
    채무자들이 너무 "큰 소리"를 쳤다는 말이다.

    포인트는 기업을 살리는 것인데 부실 기업주나 경영주들이 수명연장에만
    급급, 기업의 정상화는 뒷전으로 물러난게 아니냐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한 미도파의 경우 금융지원을 받은 상태에서
    현재까지 정상화 일정을 밟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를 제출치않은 진로나 기아는 각각 화의 법정관리 등으로 막바지에
    내몰리고 있다.

    결국 부도유예협약은 협약 자체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와 운용상의
    미숙 등으로 인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채 금융불안을 부채질했다는 비난을
    면치못하게 됐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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