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엘리베이터.

웬만한 고층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따라서 그런 곳에 사는 이라면 적어도 1년에 최소한 7백30번(3백65일x2)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게다가 대외 활동을 감안하면 일년에 적어도 1천번이상은 엘리베이터에
자신의 몸을 맡겨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엘리베이터 중에는 불량품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국립품질기술원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행중인 엘리베이터 1천대중
2.7대는 안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브레이크 와이어 로프등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장치에 결함이 발견됐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1년에 1천번정도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3번 가까이
사고를 당할수 있는 확률이 있는 것으로도 볼수 있다.

말 그대로 공포의 대상이라고나 할까.

사고철.

정전 궤도이탈 레일균열 등 갖가지 원인으로 인해 시민들의 출 퇴근길을
묶어놓기 일쑤인 우리네 지하철의 닉네임이다.

올들어 지난 9월 11일까지 일어난 서울 지하철사고는 모두 22건.

한달 평균 2.7건이 발생한 셈.

아무리 빚더미 속에서 건설, 운행되고 있다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수
있는 지하철에 대한 허술한 안전대책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교통사고.

우리나라도 어느새 자동차 1천만대 시대에 돌입, 자동차 선진국대열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는 외형뿐.

교통사고 다발국가이란 불명예는 그대로 짊어지고 있다.

96년 한해동안 일어난 사고는 하루평균 7백26건, 이로 인해 35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9백75명이 각종 부상으로 병원신세를 진다.

하루가 멀다하고 성수대교 붕괴사고(당시 사망자 32명) 같은 인명피해를
입고 군 1개 대대병력 규모의 사람들이 병상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번 추석연휴가가 시작된 9월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동안에만 3천1백4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1백68명이 죽고 3천8백71명이 다쳤다니 사고의 위험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귀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은 도처에 깔려 있다.

각종 위험에 대비한다치고 보험에 들려해도 고민은 또 생긴다.

어떤 보험을 얼마짜리로 해야 할지 정하기 쉽지 않아서다.

흔히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은 연간 수입에 10배쯤 되는 보험금이 나오는
상품을 택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원론일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수입지출이나 원하는 보장내용이 각기 다를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무엇보다 나에게 과연 보험이 필요한가를 다시
한번 물어봐야 한다.

보험에 대한 확신만이 맺어놓은 계약을 끝까지 유지시켜 나가는 원동력이며
그래야만 보험의 효용을 누릴수 있어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