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해외주식시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서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선진국과 멕시코, 브라질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그 전주에 다소 안정을 보였던 동남아 국가들은 다시
주가가 하락하였다.

환율의 동반폭락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말레이시아 링기트(ringgit)화와
필리핀 페소(peso)화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고, 동남아 각국의 경제, 정치
불안이 이들의 주식시장을 혼란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한주간 주가와 채권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였는데 다우존스공업
평균지수(DJIA)는 2.3% 상승했고, 19일에 3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12일
보다 0.21%포인트나 하락하여 6.38%로 떨어졌다.

특히 16일에는 다우지수가 174.78포인트나 상승하고 30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15일의 6.57%에서 6.41%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
했던 0.3%보다 낮은 0.2%, 산업생산 증가는 예상보다 높은 0.7%로 발표되며
미국경제의 저인플레와 고성장을 다시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준비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줄어들게 되었다.

주중에는 주택착공호수(Housing starts)와 무역수지 적자도 발표되었는데,
8일 주택착공은 4.8%가 줄었고, 7월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 감소로 인해 6월의
82.9억달러에서 103.4억달러로 24.7%가 증가하여 이번달 말에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더욱 더 강하게 했다.

종목별로는 델타 에어라인스, 아메리칸 에어라이스의 모기업인 AMR등 항공주
들이 항공료 인상소식을 배경으로 상승하며 운송업지수가 한주동안 4.8%
상승했고, 필립 모리스 등의 담배기업주와 제약주들은 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의 상승과 함께 영국, 독일은 금리 인상에 대한 엇갈림 속에서도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영국의 FISE-100, 독일의 DAX와 프랑스와 CAC-40
지수가 각각 3.6%, 4.6%와 5.0% 상승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공기금 등 기관들의 매수 증가가 지수를 끌어올리는듯
했지만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와 9월말 반기결산을 앞둔 차익실현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닛케이(Nikkei 225) 지수가 0.5% 소폭 상승에
그쳤다.

또한 최근의 환율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20일 주말에 열릴 G7회담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결과를 기다리며 시장을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종목별로는 혼다, 도요타, 닛산 등의 자동차주들이 강세였고, 조선기업
주가는 2주전에 이어 여전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동남아 각국은 정치불안 등 국내환경의 불안정으로 주가 회복이
계속되지 못했는데,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의
주가가 각각 2.0%, 2.8%, 7.5%, 2.1% 3.0% 하락했다.

필리핀은 현재 라모스대통령의 대선 재출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데다
전자부품회사인 EYCO의 부채상환 불능이 발생하여 은행주와 부동산주들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와함께 페소화가 다시 하락하며 미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최저치를 기록
하면서 한주간 4.5%나 절하되었다.

또한 필리핀의 올해 GDP 성장률이 목표치인 7~8%보다 낮은 5.5~6%수준으로
낮아질 것이 예상된 점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요인이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한 매도가 지속되어 링키트(ringgit)
화가 또다시 악세를 보였으며 내국인투자자들에게는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신
을 안겨주었다.

동남아 국가의 주가 회복은 각국의 국내 불안요인이 정리되고 통화의 안정이
되어야 안심할수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유지연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