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관광업계에서 중앙개발(주)의 허태학(53)사장은 ''서비스 교주''로
통한다.

그는 서비스에 대해 종교에 가깝다할 만큼 굳은 신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일선 사업현장에서 구현했기 때문이다.

허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난 93년 당시만 해도 중앙개발은 삼성그룹
계열사중에서도 경영상태나 직원의 의식수준이 가장 낙후된 기업중의 하나
였다.

그렇지만 그는 과감한 경영혁신을 통해 시골냄새가 물씬 풍기던 ''자연농원''
을 국제적인 복합리조트분야에서도 손색이 없는 ''에버랜드''로 탈바꿈시켰다.

그같은 성과는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주최 고객만족경영혁신대회에서 올해
까지 3년연속 수상, 2년 연속 대상을 받는 것으로 객관적인 평가와 인정을
받았다.

''한국 최고의 서비스'' 개발과 제공으로 기업성장은 물론 친절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허사장을 만나봤다.

[ 대담 = 노웅 체육부 차장 ]

=======================================================================


-고객만족경영 최우수상 한번과 대상을 두번씩이나 연거푸 수상했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 허사장 =서비스 마인드의 지속적인 강화와 함께 과감한 투자를 병행,
시설의 고급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돈을 아끼지 않고 임직원들을 해외로 내보내 선진기업의 서비스실태를
몸소 느껴보게 한 것이 좋은 자극제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비스향상 노력에는 베스트(best)가 없고 베터(better)만이 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계속 정상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 허사장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회사의 시설과 외형이 계속 성장하는 것을 직원들이 직접 느끼고 보고
깨닫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94년 이후 매출과 내장객 수가 매년 크게 늘어났습니다.

또 96년3월에는 자연농원에서 에버랜드로 CI(기업이미지통합)를 변경한후
테마파크내 시설과 행사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쉬지 않고 추진
하고 있습니다.

-드롭 커튼제, 오프 스테이지제, 5감만족, 선면각곡색 등 이름도 특이하고
감성에 와닿는 톡톡 튀는 서비스향상 제도를 계속 발굴해내고 있는데 이같은
참신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 허사장 =국제회의참가 등 업무상 세계의 유명한 리조트나 테마파크
호텔들을 거의 다 가보았어요.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눈에 띄는 서비스기법이 있으면 즉각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아이디어 태스크포스 팀"이 구성되어 있어
새롭고 기발한 제안을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실시했던 "레인보페스티벌" "캠퍼스페스티벌" 등이 모두 아이디어
태스크포스 팀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만들어낸 작품들입니다.

-"서비스 교주"로서 사내외의 각종 모임에서 "서비스교육"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시죠.

<> 허사장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수직문화를 형성해 왔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수직문화로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고 수평문화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친절서비스 교육이
절실하다고 봐요.

그래서 지난 94년 서비스교육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중앙서비스아카데미"를
설립했습니다.

그동안 중앙개발의 3천여 직원들이 이곳을 거쳐갔고 협력업체 직원들도
강도높은 교육을 통해 베스트 서비스맨의 기본을 몸에 익히도록 했습니다.

중앙서비스아카데미는 이제 다른 기업체는 물론 공무원 교사 등이 와서
교육을 받고 벤치마킹을 해가는 국민도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흡한 면이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열리는데 "친절 청결 질서"
면에서 일본에 뒤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될 것 아닙니까.

이같은 일은 행정기관이 지시해서 될 일도 아닙니다.

에버랜드에는 한해에 1천만명(올해 전망)이라는 엄청난 고객이 거쳐갑니다.

에버랜드를 친절서비스의 모델겸 도장으로 활용해 국민의 선진의식함양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에버랜드 임직원들은 자부하고 있습니다.

-"고객만족경영"은 이제 서비스업종뿐만 아니라 전업종에서 강조되는
경영덕목이 되고 있습니다.

제조업 등에서는 에버랜드의 "서비스"기법을 어떻게 변형해서 활용할 수
있겠습니까.

<> 허사장 =21세기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시되는 시대입니다.

어떤 업종이든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서비스기법을 끊임없이 개발하지
않고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고객만족경영"의 요체는 "고객과의 약속이행"에 있다고 봅니다.

가령 자동차회사라면 차를 구입하는 고객의 요망사항은 차 성능의 우수성,
차가격의 합리성, AS보증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해서 미리미리 해결해 주고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시간과 과정을 줄여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 고객을 만족시키
는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고객만족서비스"를 내걸고 있기는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업경영의 한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경영자가 종교라고 여길만큼 믿음을 갖고 장기적 입체적 종합적으로
서비스혁신을 추진해야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세계인이 즐기는 친절서비스의 장으로 거듭나기위해 오는 2005년까지
1조원을 들여 에버랜드를 대폭적으로 재개발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새로운 시설들이 선보입니까.

<> 허사장 =국제적인 관광추세가 한자리에서 레저와 휴식을 함께 즐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디즈니월드만 해도 드넓은 부지에 숙박시설은 물론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고 이제는 더 나아가 문화교육 명상 독서 등 정신적인
레저프로그램까지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버랜드에 리조트로선 가장 기본적인 시설인 호텔 골프장과
청소년수련장을 우선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골프장(9홀)과 청소년수련장은 내년이면 선보입니다.

2백50실규모의 가족호텔과 2백실규모의 특급호텔은 99년과 2000년에 완공
예정입니다.

그러면 에버랜드에 2,3일 체류하면서 주변관광도 함께 즐기는 복합리조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절서비스문화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지만 어려운 일도 많을테지요.

또 근 30년간 신라호텔 등 관광사업체에서 일한 관광전문인으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허사장 =아직까지도 리조트산업을 사치성 소비산업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남아있습니다.

리조트산업은 관광산업의 첨병으로서 고부가가치의 평화산업입니다.

제조업과 균형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하루빨리 정부와 기업 지역주민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등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전망은
우선 밝아보이지만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국민의 친절서비스수준이 현재보다 훨씬 높아져야 합니다.


[ 약력 ]

<>경남 고성 출생(44년)
<>경상대졸업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수료
<>중앙개발 입사(69년)
<>신라호텔 이사(84년)
<>제주신라호텔 총지배인(89년)
<>중앙개발 대표이사 전무(93년)
<>중앙개발 대표이사 사장(97년1월~현재)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