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최대선호주였던 SK텔레콤의 주식예탁증서(DR)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홀대로 발행이 연기되는 등 한국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수난을 겪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BC워버그증권과 선경증권을 주간사로
1억달러규모의 ADR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19일 있었던 조건확정(pricing)
과정에서 미국투자자들의 지나친 가격할인 요구로 발행을 연기했다.

이번 SK텔레콤의 DR 발행연기는 지난 11일 데이콤이 런던에서 2억달러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연기한데 뒤이은 것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경계심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풀이된다.

DR 발행 국내주간사인 선경증권 관계자는 "국내증시 침체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SK텔레콤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주식이어서 자신감을
가졌는데 발행이 연기된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SK텔레콤의 DR가격인
8.675달러보다 5~10% 낮은 수준에서 이번 DR를 팔려고 했지만 투자자들이
더 높은 할인폭을 요구해 어쩔수 없이 발행을 1~2주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DR 발행이 무산되면 한국통신을 비롯해 4.4분기에
대규모로 예정된 나머지 기업들의 해외증권 발행에도 적잖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이번 DR 발행은 정부가 추진중인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방안의
일환으로 통신설비 확장을 위해 재정경제원이 특별히 허가한 물량이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