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영화와 함께"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13일에는 대형 한국영화 5편과 할리우드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된다.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을 끌어온 국내외 영화 8편이 계속 스크린을 지켜
올 추석 극장가는 어느해보다도 풍성하다.

그런가 하면 호암아트홀은 13~21일 국내에 개봉되지 않은 외화 9편을
공개하는 추석특선 감상회를 마련, 마니아들을 손짓한다.

13일 개봉되는 한국영화 신작들은 감독의 명성, 호화배역, 참신한 시도
등으로 저마다 최고를 자부하는 작품들이다.

"창"은 고속 경제성장 이면의 우리사회 풍속도를 그린 영화로 거장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이후 첫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윤현 감독의 "접속"은 5일 막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네티즌
초이스" 부문에서 상을 받아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외로운 도시 젊은이들이 컴퓨터통신을 통해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산뜻하고 진지하게 풀어냈다는 평.

벨벳 언더그라운드 "Pale blue eyes" 더스티 스프링필드 "The look of
love" 등 감각적인 음악도 스토리에 잘 녹아있다.

"마리아와 여인숙"과 "블랙 잭"은 에로틱한 성인영화.

"마리아와 여인숙" (감독 선우완)은 심혜진과 이정현을 모녀 2대에 걸친
팜므 파탈로 등장시켜 억압되고 비틀린 정욕을 조명한 작품.

"블랙 잭" (감독 정지영)은 최민수 강수연 주연의 에로틱 스릴러로
돈때문에 남편을 살해하려는 여자와 그의 유혹에 빠지는 형사의 두뇌게임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씨네2000이 만든 "현상수배" (감독 정흥순)는 박중훈 주연의 코믹물로
국내보다 2일 빨리 호주에서 개봉, 좋은 반응을 얻어 방화 해외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대응하는 외국영화도 만만찮다.

"에어포스 원" (제작 브에나비스타)은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납치한 러시아 테러리스트와 미국대통령의 맞대결을 그린 영화로
해리슨 포드와 게리 올드만의 대결이 볼만하다.

"컨스피러시" (제작 워너브라더스)는 CIA가 권력장악을 위해 무고한
시민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내용으로 멜 깁슨,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다.

"마이티 아프로디테"는 할리우드의 샛별 미라 소르비노의 매력이
돋보이는 우디 앨런의 코미디영화.

"웃고 사랑하며 삶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고대 그리스비극 형식으로
풀어낸 재치가 뛰어나다.

8월중순부터 관객몰이에 나선 "넘버3" "할렐루야" "나쁜 영화"도 각각
관객수 30만명을 넘어서며 순항중.

"넘버3"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독특한 구성, "할렐루야"는 박중훈의
연기를 내세운 코믹물.

"나쁜 영화"는 개봉전부터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탓인지 흥행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오늘을 담은 "낮은 목소리2" (감독 변영주)는
조용한 가운데 차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페이스 오프"와 "올리브나무 사이로"도 화제작.

호암아트홀의 신작영화 퍼레이드도 눈길을 끈다.

96 도쿄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콜리야" (체코), 96 도쿄영화제
감독상.

이스탄불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 "변검" (중국), 97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 "일요일의 이변" (노르웨이)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
위주로 꾸며졌다.

상영작은 <>13일 "콜리야"
<>14일 "변검"
<>15일 "설득" (영국)
<>16일 "뽀네뜨" (프랑스)

<>17일 "비성" (남아프리카공화국)
<>18일 "코카서스의 죄수" (체첸)
<>19일 "네바다" (미국)
<>20일 "프랭키 스타라이트" (영국)
<>21일 "일요일의 이변"

매일 오전 11시20분부터 오후 9시까지 5회 상영한다.

문의 318-0147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