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이 북한산 나프타의 수입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북한산 나프타의 가격이 국제시세에 비해 싸기 때문이다.

현재 나프타의 국제시세는 t당 1백95달러 안팎(일본도착도 기준)이며
국내 업체들이 중동산을 수입할 경우 이 가격에 프리미엄 4~5달러를
더 줘야 한다.

그러나 북한산의 경우는 품질이 낮고 물량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4~5달러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붙는 경우가 많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t당 국제시세의 5%정도인 8~10달러는 절약할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 정유업체들의 현재 나프타 생산량은 연간 1천7백만t정도.

정유업체의 자가소비를 합해 연간 국내 총수요는 2천3백만t으로 추산된다.

1년에 6백만t정도가 부족한 상태다.

특히 합성수지 업체들의 경우 나프타 가격이 원가의 5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처 확보와 저가매입이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자연히 최근 합성수지 공장가동 축소로 자체 수요가 줄어든 북한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북한에서 그것도 1개월 사이에 똑같은 회사
(승리화학) 똑같은 양(1만2천t)을 반입한 것은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의
석유화학업계를 선점하려는 국내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업계는 중국처럼 북한의 합성수지의 수요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해왔었다.

그러니까 합성수지의 대형 소비처가 될 것이 분명한 북한 유화업계와의
제휴를 강화, 통일시대 국내 유화업계의 선두를 차지하려는 전략이 벌써부터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