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돈이 풍부해지면서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5일 금융시장에서는 회사채(3년) 유통수익률이 연 12.18%로 전일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전일보다 0.35%포인트 내려간 연 12.83%로 12%대로
떨어졌다.

한국자금중개사 김종대 부장은 "이날 오후 3시까지도 4천억원의 자금이
잉여상태였다"며 "오전부터 콜론이 남는 현상이 최근 2~3일새 지속되고
주요 자금수요처인 종금사의 자금난이 당국의 지원으로 완화된데 따른 것"
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은행권이 1일물 중심으로
돈을 내놓던 자금운용패턴을 1주일물등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3개월짜리 기업어음(CP) 할인율도 연 13.25%로 전일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이에따라 우량기업의 CP를 중심으로 거래가 차츰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등은 여전히 신규CP할인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금리
인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종금사에서 직접 할인을 못받는 기업들은 은행신탁등 매입처를
찾아가 담보를 제공하는등의 방법으로 짝짓기를 한뒤 종금사에서 CP할인을
해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아세아종금 관계자는 "CP금리가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어 일선창구에
고금리수신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금융권내 자금잉여는 한국은행이 RP(환매채)로 푼 자금과 국고여유자금으로
풀린 돈이 현재 3조3천2백억원에 달하는등 정부 자금이 시중에 급속히
유입된데 따른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내에서만 자금잉여상태를 보일뿐 중소기업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으로 돈이 흘러들지 않는 현상은 여전해 기아사태 해결로
기업에 대한 대출창구의경색 분위기를 해소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