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적극적인 성생활에서 삶의 에너지를 찾으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정력증강제를 탐닉하거나 최음제나 마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생겼다.

약물이 정력에 미치는 영향을 임승현 비뇨기과원장(중구 태평로 2가)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우선 정력을 증진하는 약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힘빈 만드레이크등 전통적인 최음제는 플라시보(가약)효과에 불과하며
미약한 효과가 있다해도 대상의 3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판정났다.

다만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은 많다.

음경동맥을 국소적으로 팽창시키거나, 발기력약화 원인의 40~50%를
차지하는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과적 약물이 주종을 이룬다.

알코올은 섹스에 도움된다고 믿는 가장 흔한 약물.소량의 술은 이성을
관장하는 뇌속 신피질을 마비시키고 동물적 욕망을 활발하게 하는 구피질을
강화시킨다.

또 척수하부에 있는 발기중추를 자극하기 때문에 발기가 쉽게 된다.

반면 과음은 구피질까지 마비시키므로 사정능력이 떨어진다.

또 과격한 성관계는 뇌출혈등에 의한 "복상사"를 유발할수 있는데 이중
과음으로 인한게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알코올은 젊은 사람이 성교시간을 연장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뿐
성기능이 쇠퇴해가는 중년이후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흡연에 의한 니코틴축적은 발기부전은 물론 정자형성에 장애를 준다.

발기유발제로는 음경내 동맥을 팽창시키는 프로스타글란딘E1(PGE1)
파파베린 펜톨라민 등이 3중요법으로 쓰이고 있다.

각각의 약물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한 혼합처방으로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이밖에 최신약으로는 요도에 삽입하면 PGE1과 프라조신을 요도로 서서히
방출시켜 음경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동시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발기를
유발하는 "MUSE"가 미국 바이브스사에서 개발돼 시판을 앞두고 있다.

기존약물에 비해 통증이 거의 없고 발기시 유발시간은 짧고 지속시간은
긴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음경혈관과 인접 평활근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해 발기를 유발하는
VIP(Vasoactive Intestinal Polypeptide)가 연고제로 개발될 전망이다.

우울증은 성욕저하와 발기부전을 유발하기 때문에 거꾸로 항우울제가
발기촉진제로 쓰인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성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플루옥세틴 클로미프라민 트라조돈 서트랄린 등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투여받기도 한다.

그러나 고등동물일수록 성호르몬의 성자극에 대한 역할이 미약하며
성호르몬은 발기력향상보다는 정자생성능력에 관련이 깊어 아직 연구가
미진한 면이 많은 방법이다.

반면 정력을 감퇴시키는 약은 너무도 많다.

약물은 치료적응증외에 사소한 부작용을 갖고 있게 마련인데 그중 하나가
발기력약화이다.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고혈압치료제,캅토프릴 에날라프릴 등 안지오텐신전환
효소저해 혈압강하제, 푸로세미드 등 이뇨제, 정신분열증.우울증.불안증
치료제, 시메티딘 라니티닌 등의 위궤양치료제, 피임약, 항암제, 식욕억제제,
면역억제제, 나프록센 인도메타신 등의 소염진통제, 종합감기약의 일부성분
등 열거할수 없을 정도다.

약을 끊으면 곧장 성기능이 회복되지만 이중 고혈압 악성부종 암
류머티즘 등 난치병에 걸린 사람은 성기능회복을 위해 약을 끊을수 없는게
한계다.

다만 고혈압치료제처럼 약의 작용기전이 다양한 약물군에서는 다른
약으로 바꿀수 있다.

지병을 앓고 있어도 성생활은 삶의 활력소로 여전히 중요하며 이를 위해
자가발기주사법이나 음경보형물삽입수술이 최종적으로 고려될수 있다.

<정종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