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폭락을 계속해온 동남아국가 통화들은 20일 환투기자들이 새 작전
마련을 위해 적극적 공략을 멈추고 있는 사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주도
아래 수주만에 처음으로 강세로 돌아섰다.

외환전문가들은 지난 7월 2일 태국의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환투기꾼들
의 집중적 공략을 받아온 동남아 통화들의 이같은 반전은 잠정매도자들이
새로운 시장요인의 출현을 기다리는 동안 지속될 뿐이라며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드&푸어즈 MMS 싱가포르지사의 앨리슨 셍씨는 "동남아 통화들이
숨을 돌리게 된 것은 시기적으로 월말로 접어들어 헷지 펀드(개인모집
투자신탁)들이 오랜 거래 이후 소기의 이익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현재의 상황은 "폭풍전야의 고요함"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변동환율제 채택 이래 대폭 하락한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20일 오후 아시아 시장에서 1달러당 2천7백62루피아에 거래돼 전날 폐장가
2천9백90보다 7.6%나 가치상승을 보이며 동남아 통화들의 상승을 주도했다.

태국 바트화 가치는 이날 달러당 31.75로 전날의 32.80보다 3.2% 상승했다.

한 환거래상은 태국정부가 바트화에 대한 역외접근을 제한키 위해 지난
5월 도입한 통화통제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바트화에 대한 전망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달러화는 7월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밝혀진 덕분에
전날 달러당 1.5150에서 1.5055로, 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는 이날 전날
폐장가 2.7990에서 2.7660으로, 필리핀의 페소화는 18일 폐장가 30.14에서
30.02로 각각 소폭 오르며 안정국면을 보였다.

홍콩달러화는 홍콩 은행들이 홍콩달러화 매도세를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은행간 오버나이트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이날 현물시장에서 달러당
7.7400 안팎의 안정세를 보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