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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주평] '올리브나무 사이로'..폐허속 꽃핀 지순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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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나무 숲과 좁은 오솔길.

    하얀 차도르를 쓰고 화분을 든채 말없이 걸어가는 소녀와 몇발짝 뒤에서
    쫓아가는 청년.

    청년은 끊임없이 절박하게 말을 걸지만 소녀는 눈길도 주지 않고....

    화면이 5분넘게 지속되면 관객은 은근히 조바심나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이 장면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한 구석에서 고개를
    드는가 하면 실망감을 맛보느니 차라리 이 광경만 한없이 바라봤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가 마침내 청년이 뒤돌아 펄쩍펄쩍 뛴다.

    그제야 관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소원이 이뤄졌구나, 정말 다행이야".

    이란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올리브 나무 사이로"는 살아
    숨쉬는 생생한 현실을 결코 메마르지 않게 담은 작품이다.

    배경은 한바탕 대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이란 코케지방.

    작품은 극중의 감독 (케샤바르츠)이 지진후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제작을
    위해 마을사람들 가운데 배우를 섭외하고 그들과 함께 촬영하는 장면을
    담은 일종의 "액자소설".

    다듬어지지 않은 배우들 (이 작품중 기성배우는 극중 감독 등
    몇명뿐이다)과 안타깝게 짝사랑을 토로하는 청년의 순수한 모습이 교차돼
    담백한 감동을 준다.

    청년은 지진전 소녀의 부모를 찾아가 구혼하지만 가난하고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극중 영화에 함께 출연하게 된
    기회를 이용해 끈질기게 구애한다.

    "지진으로 모두 집을 잃었으니 모두 같다. 나는 당신의 행복만을 위해
    살겠다"고.

    영화는 청년의 구애와 해피엔딩을 올리브 나무숲 사이로 먼 발치에서만
    잡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소박한 배우들을 통해 살짝살짝 드러나는
    이란의 현실과 건조한듯 하지만 부드러운 자연을 보는 즐거움.

    잔잔하게 반짝이는 올리브잎과 완만한 구릉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풀어준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감독은 "체리향기"로 올해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했으며 이 영화"올리브나무 사이로"는 94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선정됐다.

    15일 동숭아트센터 개봉.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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