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거대시장으로 떠오를 중국의 반도체시장을 선점하라"

중국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제품수출과 사무소개설등 초보적인 시장전략에서 벗어나
직접투자등으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현지공장을 설립한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생산설비의 확충을
추진중이며 LG반도체도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진출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일본의 대형업체들도 잇따라
중국에 합작공장을 건설하는등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양국업체들이 중국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이 매우 유망한 반도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어서이다.

<> 한국업체전략 =한국업체는 그동안 중국시장을 상품판매나 조립기지
정도로 인식해왔으나 이를 수정, 유망한 생산기지로 여기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대대적인 투자도 뒤따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소주에 비메모리반도체 전용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오는
2000년까지 누적투자액을 지난해의 2배인 2억달러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중국공장의 매출을 지난해 1천만달러에서 2000년엔 3억달러로
높이기로 했다.

작년 10월 6천만달러를 투자,상해에 조립공장을 완공한 현대전자도
30%정도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생산제품도 1메가D램급 이하의 메모리반도체와 로직반도체 중심에서
4메가와 16메가D램등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통신이나 멀티미디어등 반도체를 이용한 시스템제품의 생산공장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LG반도체는 미주 유럽 동남아에 해외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글로벌생산기지
구축전략의 일환으로 동남아와 중국을 대상으로 입지선정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중국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LG는 또 자사수출품의 대중국비중을 지난해 6%에서 2000년엔 10-1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으로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 일본업체 움직임 =일본는 한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중국투자에
나서고 있다.

당초 소극적이던 일본업체들이 이같이 선회한 것은 중국내 개혁 개방이
더이상 거스를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

이에따라 후지쓰 히타치 미쓰비시전기 NEC등 대형반도체업체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히타치는 싱가포르계 투자회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소주공장에서 지난달부터
16메가D램을 월1백50만개씩 생산하기 시작했다.

후지쓰는 그동안 위탁생산을 해오던 중국업체와 이달중 남통에 합작사를
설립, 조립생산을 시작한뒤 내년에 신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는 미쓰이물산및 중국업체와 3자합작으로 설립한 북경공장을
내년 4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밖에 NEC는 북경에서 4메가D램등을 일관생산하고 있다.

<> 중국시장전망과 대응책 =반도체시장 예측기관인 미국의 데이터퀘스트는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시장이 68억달러였으나 2005년에는 5백27억달러로
8배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에서 8%로 신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내 반도체시장점유율(95년기준)은 삼성전자가 1위, LG반도체가
4위 현대전자가 10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메모리분야는 LG반도체 삼성전자
현대전자순으로 나란히 1-3위를 점하는등 한국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동안 한국업체들은 통상마찰을 피하기위해 미국과 유럽에 대규모투자를
해왔을뿐 중국시장에 대해선 미온적인 투자를 해왔는데 유망시장선점이란
차원에서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요망되고 있다.

특히 비메모리반도체는 중국시장에서 더욱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여서
이 분야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