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 공식화로 연말의 대선구도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 등 이미 대선후보를 확정한 여야
3당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야 3당은 일단 조시장 출마의 파장을 극소화하면서 "1이2김"구도를
굳히는데 주력할 방침이나 조 시장의 출마파장이 현재까지 예상돼오던
대선구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만만찮게
제기됨에 따라 대선전략을 전면수정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결과, 이회창 대표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게 국민지지도에서 밀리고 있는가 하면 3위로
떨어지기까지 해 극도의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지지율 반전을 위해 정국운영의 무게중심을 김영삼 대통령에게서
조기에 이대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선구도를 이대표와 김대중 총재간 정책중심의 양자대결
구도로 몰아간다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또 경선낙선자인 이한동 박찬종 고문과 이인제 경기지사 등을 선거대책
위원회의 요직에 발탁하거나 비주류로서 당내 입지를 보장해주는 식으로
포용하는 "탕평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당 총재직의 조기이양과 새 대표의 선출 등은
김대통령과 경선낙선자들의 입장은 물론 당내 역학관계 등을 고려해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인데다 경선낙선자들의 움직임이나 정서가 아직까지는
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내화합과는 거리가 있어 묘안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조시장의 출마로 후보난립 개연성이 커질수록 양당간
단일후보전략이 대선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단일화협상을 조기
타결한다는 전략이다.

국민회의는 단일화협상 타결이 지연될수록 조시장 등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협상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민련은 이미 11일 당내 단일화협상위원간 간담회에서 협상 타결시한을
당초의 10월말에서 10월초로 앞당기기로 하는 등 시한에 신축성을 두기로
했다.

양당은 이에 따라 14일 열리는 단일화협상 소위 3차회의에서 공동집권시
권력분점방안 등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특히 여전히 당내 일부에 잠복해 있는 "다자필승론"이 여야
후보 난립 조짐을 계기로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도 최근 이 문제에 관해 입조심할 것을 측근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의 대선전략골격은 아직까지 야권후보단일화와 반이회창전선
확대를 통한 여권분열조장인 셈이다.

한편 민주당은 조시장의 추대작업을 조속히 매듭지음으로써 외부정파의
"방해작업"을 봉쇄하고 본격적으로 대선정국에 대처해 나가기 위해
대통령후보 지명대회및 당명변경과 통추의 동참유도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 박정호.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