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을 전공했거나 처음부터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력자가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야 전산업무와 첫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지난 64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계에 들어온 뒤 그는 30여년간
줄곧 야전인 지점에서 뛰어왔다.
여의도 김포공항 테헤란로등 굵직굵직한 야전사단중 그의 지휘봉이 안거친
곳이 없다.
전산분야를 맡게 된 것은 지난 93년 전산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전산분야가 초면인 그는 보직임명과 함께 책과 컴퓨터를 옆에 낀 공부벌레
가 되었다.
"금융업계의 공부하는 전산담당자"로 이름을 얻게 된 것도 이때.
물론 공부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전산부장으로 재직한 1년반동안 조흥은행 전산분야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우선 전산담당자 1인 1PC 제도를 도입, 연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연구활동의 체계화를 위해 연구지를 만들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업계 최초로 정보계 분야 전산화작업을 시도,
3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달 드디어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오이사는 지난 3월 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CIO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2000년대를 대비한 신종합온라인 운영시스템.
글로벌시대를 대비해 24시간 온라인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의 갑작스런
다운이나 어떠한 재해에도 대처할 수 있는 무장애온라인시스템을 마련,
경쟁력을 강화한다는게 그가 제시하는 마스터플랜이다.
이 시스템은 3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빠르면 내년 2월께 그 첫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오이사는 이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4백여명의 개발인력과 3년간의 시간을 쏟아부었는데 다른 은행이 이같은
과정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오이사는 지난달 미국 호주 스위스등의 선진금융업체들을 돌며 조사한
협력모델들과 자신의 제안을 담아 발전모델을 책으로 쓰기도 했다.
그는 이제 초보 전산담당자에서 업계의 비전을 제시하는 당당한 CIO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