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사퇴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면서 자금지원이 무기한 유보되자
기아그룹 협력업체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며 괴로운 표정이 역력.

또 광주 지역 기아살리기 시민단체들이 제일은행 예금회수운동을 벌이고
자동차 노조가 연대파업을 선언하는 등 기아자동차 문제가 사회문제로 비화
되려는 불길한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5일 정부의 기아관련 비밀
문건이 폭로돼 기아해법을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채권단과 정부의 자금지원 유보 방침에 대한한 김선홍회장의 향후
대응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력업체들이 연쇄도산하지 않도록 김회장을 발휘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촛점.

현재 기아가 확보해둔 현금은 자동차 특별할인판매등을 통해 조성한
3천억여원과 구사기금 5백억여원 등.

그러나 8월중 교환에 돌아올 협력업체들의 진성어음은 모두 5천억여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5일 하루만해도 3백억원이상의 물품대금어음이 기아자동차에 돌아왔다.

은행감독원의 추계에 따르면 현재 기아자동차에 돌아오는 진성어음은 하루
평균 1백50억원, 아시아자동차는 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 보유중인 3천5백억여원의 자금으로는 이달중 돌아올 어음을
결제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금융계는 또 부도유예기간이 끝나고 난 뒤 김회장의 구상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자구가 진행되지 않는한 부도가 불가피할 전망인 만큼 따로
생각해둔 비책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연말 대선정국도 기아처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
되고 있다.

<>.5일 조찬회동에서 강경식경제부총리 임창렬통상산업부장관 김영태
산업은행총재 류시열제일은행장등이 김선홍회장의 조기퇴진을 일제히 촉구
하고 나서면서 김회장사퇴를 위한 입체적인 "작전"이 시작된 느낌.

그동안 부분적으로는 김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경우가 많았지만 정부와
금융계가 한자리에 모여 뜻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이에따라 금융권의 압박외에 정부측에서도 모종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중에는 사정기관의 내사설까지 포함돼 있어 기아측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흐름은 부도유예기간 종료시점에 즈음해 선별정상화를
전제로 김회장의 사퇴를 유도한다는 후문이다.

<>.현대 대우가 지난달 31일 기아특수강 경영에 공동참여키로 발표한지
엿새째인 5일 현대실무자들이 처음으로 산업은행을 방문.

그러나 실무진들은 재계 전체로 공동경영의 전례가 드물어 막막한 표정.

이날도 기아특수강에 대한 일반적인 자료를 챙기는 수준에서 하루업무를
마무리했다.

산업은행의 이강명 금융1부장은 "우리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공동경영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공동경영안이 도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에 대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대 대우 기아등 자동차
노련소속 노조들이 공동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자 기아파문이
노동계로까지 확산되는 느낌.

<>.한편 재경원은 기아대책과 관련된 내부가 기자실에 유포되자 초상집같은
분위기.

관계자들은 이미 폐기될 생각일뿐이 과거의 재경원의 복만이 음모나
시나리오설을 정당화해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이 염려.

< 김성택.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