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대표하던 산업인 신발업체들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대형 신발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생산라인을 줄이고 있는 것.

이는 해외 빅바이어들의 주문량 감소와 국내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그나마 남아있던 국내 생산라인마저 축소하고 있다.

그 대신 중국 베트남 등 해외공장을 통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사하구 신평동 삼양통상(주)은 미국 나이키사가 월 20만족에 달하던
주문량을 3만족까지 줄임에 따라 오는 9일부터 미니라인 1곳만 남기고 다른
생산라인은 모두 폐쇄키로 했다.

삼양통상은 이에따라 6백여명의 종업원중 2백30여명만 남겨 미니라인을
가동하고 나머지 직원에 대해서는 퇴직시키기로 노사와 합의를 끝냈다.

삼양통상은 특히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상구 학장동의 (주)세원과
공동으로 1백50여명으로 구성된 신발개발센터를 운영, 현지공장의 기술지원과
디자인 및 신규상품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에앞서 대부분을 나이키사 제품을 생산하고 있던 (주)세원도 지난달
중순부터 특수화 생산라인만 가동하고 일반화 생산라인을 폐쇄했다.

국내 생산량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은 것.

나이키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사하구 장림동 대신교역 등도 주문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라인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통상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빅바이어들의 주문량 감소로 생산라인
단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며 "그러나 해외공장은 인건비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해외 생산을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신발 완제품 수출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부품 수출은 크게
느는 추세를 보여 부산이 완제품 수출국에서 부품공급국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동안 신발 완제품 수출은 2억7천7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감소한 반면 부품은 1억3천7백만달러로 38%나 급증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