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나 계절에 관계없이 라운드에 나서는 열성 골퍼를 꼽는다면 우리나라
골퍼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영상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필드를 즐겨 찾을뿐 아니라 한파가
닥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장에 나가는 것이 보편화된 상황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기온이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잇따라
나오는데도 골프장은 여전히 만원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간중간 소금까지 먹어가며 라운드에 열심이다.

그러나 이처럼 소금을 섭취하는 등 예방조치와 관련해 전문의들은 그것을
믿고 과욕을 부리는 것은 오히려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코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한여름 라운드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본다.

<> 장비 =선크림 땀수건 모자 우산 등은 거의 필수품이다.

선크림은 라운드 30분전쯤 바르는 것이 좋다.

또 라운드 중간중간에 발라주는 것도 필요하다.

모자는 그레그 노먼이 즐겨 쓰는 류의 챙이 길고 머리를 덮는 것이 좋다.

앞창만 있는 선바이저는 머리.피부보호에 별 효용이 없고 일사병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산이나 땀수건을 갖고 다니는 것은 귀찮은 일이지만 건강을 위해, 또
쾌적한 라운드를 위해 꼭 필요하다.

눈보호를 위해 선글래스를 끼는 것도 권장된다.

안과의사들은 골프치는데는 갈색류의 렌즈가 좋다고 말한다.

그린윤곽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초록색류 렌즈는 피하라고 한다.

<> 라운드요령

(1) 가능하면 그늘에 머물고, 그늘집에 꼭 들러 수분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한다.

(2) 골프카가 있는 골프장을 택한다.

(3) 햇빛이 가장 강렬하게 내려쬐는 오전10시~오후2시 시간대를 피한다.

(4) 18홀이상의 플레이는 단념한다.

(5) 라운드도중 술을 마시지 말고, 담배도 가능하면 피한다.

< 하권익 삼성서울병원장이 말하는 여름철 라운드 요령 >

골퍼들이 여름철 라운드에서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

바로 소금섭취문제다.

라운드도중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위험하다.

심장이나 혈압쪽에 지병이 있는 중년골퍼들에게 더욱 그렇다.

우리는 평소 염분을 필요량의 10~18배가량 섭취하고 있다.

이미 혈액속에 소금성분이 꽤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이 많이 빠져 혈액속의 염분농도가 더
높아진다.

그러면 혈액이 끈적끈적거리고 그 순환속도도 느려지면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금대신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냉수라면 더 좋다.

콩팥이 정상인 골퍼의 경우 아무리 물을 많이 마셔도 상관없다.

그늘집에 들를 때마다 물을 마셔두면 굳이 소금을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꼭 소금을 먹으려거든 "물을 충분히" 마신뒤 한알 정도 삼켜라.

그래야 위험하지 않다.

그늘집에서는 수박 등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맥주 등 술을 마시면 당장은 시원할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이뇨작용을
함으로써 오히려 갈증을 더 조장하게 된다.

물론 세밀함이 요구되는 쇼트게임 등에서도 불리하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