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파문] 금융기관끼리도 불신..돈이 제대로 안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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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시장실세금리인 회사채(3년) 유통수익률은 연 12.10%로 전일보다
0.0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따라 기아의 부도유예 결정이 내려지기 하루전인 지난 14일에 비해
0.2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전일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11.69%를 기록했으며
기업어음(CP) 할인율은 연 12.30%로 전일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재계랭킹 8위의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이라는 악재에도 불구
하고 자금시장은 예상보다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안정세는 기업의 자금사정과는 동떨어져 있다는게 금융계의
설명이다.
기업의 자금수요가 적어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은게 아니라 금융권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기업으로 돈이 나가지 않은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사채시장의 경우 기아쇼크이후 금융권의 지급보증 기피로 당일 발행
회사채가 한건도 없는날(22일)이 나올 정도로 거래가 뜸해졌다.
어음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쇼크로 기업들이 물품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이 은행 창구에서 외면을
당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기업이 인건비등 운전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CP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종금사들은 "은행신탁등이 초우량기업이 발행한 CP가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신규여신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어음할인을 해주고 싶어도 대출재원의 주된 파이프 역할을 하는 은행신탁이
CP매입을 삼성 현대 LG등 3대그룹으로 제한하는 등 극도로 자제하면서
CP거래가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기아에 대한 거액여신이 물리면서 종금사의 자금여력은 사실상
바닥이 난 상태이다.
종금사도 한은특융을 받을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종금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음만기 연장을 통한 대출금 회전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종금사 일선 직원이 만기연장을 대부분 스스로 처리했으나 요즘은
여신책임자에게 확인하는일이 잦아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아쇼크가 기업뿐 아니라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도에까지 큰 타격을 주면서
콜시장에서의 거래가 제때 성사되지 못해 유동성 부족을 겪는 종금사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거액 예금주가 부실여신이 적다고 알려진 은행과 종금사로
돈을 옮기는 조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은 어음할인 위축으로 직결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
이 있다.
여기에다 당장 28일에 3조5천억원의 부가세 납부가 있고 기아쇼크로 불거진
10대 그룹의 자금악화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어 금리안정속에 기업이 최악의
자금난을 겪는 왜곡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
0.0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따라 기아의 부도유예 결정이 내려지기 하루전인 지난 14일에 비해
0.2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전일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11.69%를 기록했으며
기업어음(CP) 할인율은 연 12.30%로 전일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재계랭킹 8위의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이라는 악재에도 불구
하고 자금시장은 예상보다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안정세는 기업의 자금사정과는 동떨어져 있다는게 금융계의
설명이다.
기업의 자금수요가 적어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은게 아니라 금융권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기업으로 돈이 나가지 않은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사채시장의 경우 기아쇼크이후 금융권의 지급보증 기피로 당일 발행
회사채가 한건도 없는날(22일)이 나올 정도로 거래가 뜸해졌다.
어음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쇼크로 기업들이 물품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이 은행 창구에서 외면을
당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기업이 인건비등 운전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CP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종금사들은 "은행신탁등이 초우량기업이 발행한 CP가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신규여신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어음할인을 해주고 싶어도 대출재원의 주된 파이프 역할을 하는 은행신탁이
CP매입을 삼성 현대 LG등 3대그룹으로 제한하는 등 극도로 자제하면서
CP거래가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기아에 대한 거액여신이 물리면서 종금사의 자금여력은 사실상
바닥이 난 상태이다.
종금사도 한은특융을 받을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종금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음만기 연장을 통한 대출금 회전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종금사 일선 직원이 만기연장을 대부분 스스로 처리했으나 요즘은
여신책임자에게 확인하는일이 잦아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아쇼크가 기업뿐 아니라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도에까지 큰 타격을 주면서
콜시장에서의 거래가 제때 성사되지 못해 유동성 부족을 겪는 종금사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거액 예금주가 부실여신이 적다고 알려진 은행과 종금사로
돈을 옮기는 조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은 어음할인 위축으로 직결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
이 있다.
여기에다 당장 28일에 3조5천억원의 부가세 납부가 있고 기아쇼크로 불거진
10대 그룹의 자금악화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어 금리안정속에 기업이 최악의
자금난을 겪는 왜곡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