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내 소프트웨어(SW)분야 전문업체인 LG-EDS시스템과 LG소프트의
관계가 갈수록 미묘한 양상을 띠고 있어 주목.

이는 LG소프트가 올들어 시스템통합(SI)사업을 강화키로 하는 등 LG-EDS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

LG소프트측은 올초 1백여명의 SI분야 경력사원을 대거 모집, 본격적인
SI시장 공략을 위한 인력 진용을 완비했다는게 업계측의 분석.

이와함께 최근에는 SI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단위
사업팀별로 운영해온 영업과 개발 분야를 분리, 통합하는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는 것.

특히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SI업체들과 유사한 형태로 사업단위를
재구성해 대규모 SI사업진출 채비를 끝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소프트는 물론 기존에도 SI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LG-EDS측과 부딪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LG소프트측은 공공 금융 유통 물류 제조등 전 분야에서
SI사업에 뛰어들 것임을 공공연이 밝히고 있는 것.

이 회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LG-EDS측과 겹쳐도 할수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

이에대해 LG-EDS측은 표면적으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룹내에서 두개 업체가 SI사업을 하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현대그룹은
현대전자와 현대정보기술이 SI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LG-EDS측은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LG소프트측에 "섭섭하다"는 심정이다.

최근들어 소프트측이 의식적으로 SI사업 강화를 언론에 흘리고 있는데
대한 불만이다.

특히 LG트측의 이같은 움직임이 "SI사업을 둘러싼 그룹내 알력" "LG와
EDS의 결별 이후를 대비한 그룹차원의 포석"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LG-EDS측은 고민하고 있다.

두 회사는 프로젝트를 놓고 수주전을 벌이는 경쟁관계는 아니다.

그렇다고 동일 그룹내 회사로서 서로 돕는 협력관계도 아니다.

SI에 관한한 남남인 셈이다.

이는 삼성과 현대그룹내 SI관련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LG그룹이 SI분야를 둘러싼 양측간의 미묘한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주목된다.

<한우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