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발표된 다음날인 16일 기아자동차 전국
영업점엔 계약이행 여부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그러나 계약취소 사태등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평상시와 비슷한 영업상황을
보였다.

기아자동차판매의 강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부도유예협약 적용이후 각
영업소에 고객들의 각종 전화문의가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판매현황에
특별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미 구매계약을 맺은 고객들의
경우 출고지연등 불이익을 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기아자동차판매는 계약 고객들에게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출고했다.

서울 강서지역본부도 "이번 사태로 기아자동차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어 영업
여건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아자동차 고객은 기아의 팬들이어서
예약취소 사태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자동차 서울 테헤란로지점 관계자는 "이달중 판매목표가 1백14대인데
15일 현재 52대가 출하돼 목표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라며 "회사가
어렵더라도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재고도 충분해 자동차 판매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기아자동차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무이자할부 혜택등은 다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판매 관계자는 "최근 할부조건등을 각 지역본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 판매토록 했으나 자금난이 심화되면 판매조건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차종별로 24-30개월 정도의 무이자할부를 적용하고
있으나 지역본부별로 할부 개월수를 줄이고 일시불 판매때도 할인률을 낮춰
가능한 한 수익성 제고에 주력토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차병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