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동남아에 금융위기가 예고되면서 동남아중심의 종금사
해외투자가 러시아및 동유럽과 중남미쪽으로 이전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
이다.

또 투자방법도 론 성격의 대출 중심에서 유동성이 좋은 국채투자 위주로
바뀌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종금사들은 태국의 바트화를 선두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통화가 일제히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동남아지역 투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중남미및 러시아와 동유럽에
대한 채권투자 확대를 적극 꾀하고 있다.

한외종금은 1억2천만달러까지 이르던 태국 투자규모를 과거 1년사이에
3천만달러 수준으로까지 줄였다며 반면 러시아와 중남미의 국채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종금도 작년초 이후 단 한건의 태국 투자도 하지 않았으며 중앙종금과
대한종금도 동남아 지역 통화가 안정을 되찾기 전까지는 당분간 동남아지역
투자를 자제하는 대신 수익성과 안정성이 낳은 중남미 국가나 러시아 등의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국채중심의 채권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종금업계는 태국에 6~7억달러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라종금처럼 한푼도 없는 곳도 있지만 1억달러 이상을투자한 종금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업계는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직접적인 환평가손을 입는 곳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달러표시로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종금사는 환평가손보다는 바트화 폭락에 따른 외국자본 철수로 현지기업의
부도위험이 커지면서 기여신하거나 출자한 현지기업의 신용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