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하(59) 코래드 사장은 아침 출근과 동시에 그의 분신처럼 여기는
최고경영자용으로 특별 주문제작된 "비싼" 노트북을 켠다.

회사를 거미줄처럼 연결한 LAN(구역내통신망)의 중추소프트웨어인 그룹웨어
를 통해 올라온 각종 업무보고서와 회의록 등 전자메일을 하나 하나 검토
한다.

간단하게 답 할 것은 비서이자 PC선생인 윤혜영씨에게 메모형식으로 전해
처리토록 지시한다.

시간이 날 때는 직접 노트북으로 답신을 쓰기도 한다.

오늘 보고서중 중요 고객사인 해태제과의 광고제작물에 수정해야할 내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사장은 이 회사의 광고팀과 직통라인으로 연결된 기획팀의 PC로 가 광고
제작물을 띄워놓고 화상회의를 한다.

해태제과의 요구를 수용, 문제점은 단 몇분만에 해결됐다.

"2~3년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지요.

실무자들이 제작물의 시안을 들고 고객사로 직접 가 담당자와 토론을 거치고
수정한 것을 들고 들어오면 하루이상은 걸립니다"

이 점이 바로 PC의 매력이고 광고회사 IT(정보기술) 도입의 요체라고 그는
설명했다.

30년 이상을 광고업에 종사,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올라선 김사장이 컴퓨터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정보화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껴 코래드에 LAN
구축을 결정한 90년대초.

자신이 PC를 먼저 배워야 임직원들에게 정보화마인드를 확산시킬수 있고
LAN 구축이 성공할수 있다는 판단에서 PC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3개월짜리 교육과정에 아내와 고교 2학년이었던 아들과 함께 등록
했지요.

선생님은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주었지만 나이가 들어선지 따라가기가 쉽지
않더군요.

대학생이 된 아들녀석은 거의 도사수준이 돼 있지요"

김사장은 이때 배운 실력으로 시간날 때마다 광고관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끈을 찾곤 한다.

이후 시작된 전 임직원 PC교육을 통해 코래드는 의외의 소득을 얻었다.

한 임원이 PC를 배우고 인터넷을 접하면서 모델이 등장하는 홈페이지를
접속, 한국출신의 인터넷 누드스타 이승희를 발견했다.

그녀를 한 고객사의 내의 모델로 전격 발탁, 성공을 거두게 됐다는 것.

< 글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