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승 < 아시아M&A 공동대표 >

사상 유래없는 불황이다.

기업가들의 의욕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M&A시장에는 기업을 팔겠다는 주문은 많으나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적절한
바이어가 없다.

지난 4월부터는 M&A시장도 불황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 M&A시장은 표현 그대로 매수자 시장(Buyer''s Market)이다.

매도기업주는 일단 기업을 매도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조기매각을 희망한다.

매도가 용이치 않은 불황기에는 매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거래조건을
양보할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매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매도대상 기업의
순자산가격 이하로 바겐세일을 해 기업을 매각하려고 할때가 있다.

웃돈을 붙여 기업을 매각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순자산가격 이하 또는 매각기업에 웃돈을 붙여 기업을 매각하는
것을 M&A시장에서는 "부의 프리미엄 거래"라고 한다.

이는 기업의 매매대금이 자산에서 부채를 공제한 순자산가격과 프리미엄의
합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부의 프리미엄 거래"는 최근과 같은 불황기에 자주 일어나고 있다.

자산 1천억원대의 속옷 패션회사인 태평양패션이 M&A로 유명한 거평그룹에
불과 몇억원에 넘어간 것과 상장회사인 동신제지가 장내가격보다도 낮게
주당 5천원에 거래된 경우가 좋은 사례다.

"부의 프리미엄 거래"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우선 경영주가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못해 일어나는 경우를 들수 있다.

경영을 계속하지 못할 상태에 있으나 후계자가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경영진이 기존업종과 다른 신규사업으로 진출하고자 할때 기존사업이
장애가 될 경우에도 "부의 프리미엄 거래"가 이루어진다.

현재 운영중인 회사가 부실하여 부도가 날 경우 보증을 선 기업주 또는
관계사마저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조기매각이 필수적인 경우에도
제값을 받기 힘들다.

실제로 "부의 프리미엄 거래"가 일어나는 경우를 살펴보면 앞의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돼 발생한다.

불황이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라고 하겠지만 경영에 자신이 있는 기업가에게
는 오히려 웃돈을 받으면서 값싸게 기업 인수를 할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