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부도이후 신용도에 따른 기업별 단기여신금리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일부 종금사들이 만기연장할때의 기업별 금리차도 예전의 1~2%포인트에서
3~4%포인트로 크게 벌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종금사의 경우 최근들어 자금악화설이
돈 기업이나 부도방지협약에 지정된 대농이나 진로그룹에 대해서는
연체이자(연17~18%)에 가까운 이자를 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사 관계자는 ''신용리스크가 높아졌으면서 회수를 못하고 자칫
부도방지협약으로 지정될 경우 자금이 묶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부도방지협약은 기존 대출원리금을 감면할 수 있을뿐아니라
단기.고금리대출을 중장기.저리대출로 전환할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있어 지금이라도 이자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게 종금사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부도방지협약으로 지정돼 여신회수가 안되는 대농과 진로그룹의
경우 사실상 부도어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만기연장시 이자가 기존
여신금리보다 5~6%포인트까지 올라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기업 경영이 어려워져 부도방지협약 대상으로까지 지정된
기업에 고금리를 매기는 것은 이들 기업의 회생을 가로막는 처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로인해 시중자금사정이 크게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종금사들의
순익규모는 크게 늘어나 지난4월중 30개 종금사 월평균 순익은
2백72억원에 달해 지난 96회계연도(96년4월 ~ 97년3월)의 월평균 이익
2백34억원보다 15%정도 증가했다.

종금사 관계자는 ''삼성, 현대, LG등 5대그룹 정도만 종금사를 고르면서
단기자금을 조달할 뿐 나머지는 사실상 종금사가 금리에 대해서는 주도권을
갖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는 최근의 금리하락이 그림의 떡이고
특히 돈을 빌리거나 만기연장시 금리 금액 기간을 묻지 않는 3불문이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패턴으로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예전에는 금융기관의 초단기자금인 콜자금 차입금리에 비해
종금사의 여신금리가 1%포인트 정도 높았지만 부실징후가 보이는
기업의 경우 여신금리가 콜금리보다 3%포인트 정도까지 벌어지고 있다.

<오광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