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싸게 판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품질을 의심하면서 외면할 때 제일
서글퍼집니다.

백화점과 똑같은 상품을 팔지만 소비자들은 땡처리매장이라는 사실만으로
발길을 돌리고 맙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고의류덤핑(땡처리)전문업체인 세훈어패럴의 김인식
(34)사장은 "파격적인 가격대와 확실한 품질"을 땡처리매장이 갖춰야 할
두가지 필수조건으로 꼽는다.

김사장은 땡처리매장을 운영하는데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질좋은 제품을 가장 싸게 판매, 소비자의 가계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신한다.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의류제조업계의 불황이 김사장이 이
사업에 뛰어든 계기.

불황으로 제조업체들의 재고품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땡처리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한 것.

창업(94년) 4년만에 국내의 대표적인 땡처리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신속한 패션흐름의 파악과 최저마진"정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비록 땡처리가 최첨단 패션을 파는 것은 아니지만 패션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패션의 선두그룹은 1백명중 한두명일뿐 나머지는 한템포 느린 패션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들이 바로 땡처리매장의 주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사장의 판단이다.

김사장은 그래서 틈나는대로 백화점 의류매장을 돌면서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한다.

마진률은 20%정도를 고수하고 있다.

30~40%의 마진을 보는 다른 업체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가 저마진을 고수하는 것은 자금을 빨리 회전시켜 잘 팔릴만한 상품을
제때 구입하기 위한 것이다.

김사장은 현재 천호동과 수유리에 할인매장을 운영중이다.

내년에는 전국 주요도시에 10여개의 매장 문을 여는 등 판매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 류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