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가 15일
베니스시내 카스텔로공원에서 개막됐다.

본전시 외에도 베니스전역에서 비엔날레조직위가 후원하는 10개 이상의
전시와 무용 연극 음악회 등이 펼쳐지는 가운데 막을 올린 제47회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9월28일까지 계속될 예정.

이번 97 베니스비엔날레에는 전세계 57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서양화가
강익중, 조각가 이형우 (홍익대 교수)씨가 한국대표로 참여했다.

1백2년째를 맞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미래 현재 과거-1967년부터
1997년까지"라는 주제를 놓고 세계각국의 대표작가들이 기량을 겨룬다.

이번 비엔날레의 총커미셔너인 제르마노 첼란트씨는 주제선정에 대해
"67년부터 97년까지 3세대에 걸친 현대미술의 흐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95년 베니스비엔날레 1백주년을 맞아 한국관을 개관해
전세계에서 25번째, 동양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독립관을 가진
국가가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86년 처음 작가를 파견했던 우리나라는 93년 백남준씨가
독일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받은데 이어 95년 설치작가 전수천씨가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연속 입상, 한국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바 있다.

이에따라 우리작가들이 올해 비엔날레에서도 또다시 입상하는 쾌거를
이룰지의 여부를 놓고 국내외 화단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3시 문을 연 한국관의 전시는 강익중씨가 벽면,
이형우씨가 바닥을 장식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익중씨의 출품작은 2.5인치 크기의 작은
나무판자로 제작된 그림조각 1천3백개와 6백개를 이어 구성한 "오페라
배우는 부처"와 "비빔밥 만들기".

이들 작품을 한국관의 벽면에 가득 채웠다.

바닥면에는 이형우씨가 "완전한 있음"이라는 제목의 기하학적 형태의
나무조각과 테라코타 와이어네팅 등을 들여놨다.

한국측 커미셔너 오광수 (미술평론가)씨는 "두 사람 모두 30~40대의
젊은 작가지만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작가로서의 분명한 자기언어를
확보,잠재력이 크다"고 말하고 "가능성이라는 측면은 물론 작품성향도
전시주제와 잘 부합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아그네스 마틴과 에밀리오 베도다에게
돌아간 공로상을 제외한 국제비엔날레상 (2명), 특별상 (4명), 가장 우수한
국가관에 수여하는 국가상등이 선정되게 된다.

< 베니스 (이탈리아)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