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김윤환 고문과 이수성 고문이 13일 이고문 입당이후 처음으로
회동한다.

김고문과 이고문은 이날 골프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평일 골프"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을 감안, 오찬회동으로 대체했다.

두 고문의 이날 만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TK 맹주" 자리를 놓고
그동안 불편했던 두사람의 관계가 해빙무드를 탈지 여부 때문이다.

특히 이고문은 "나라회"를 통해 이회창 대표를 지원하려는 김고문에게
자신이 사실상 TK를 대표해 경선에 나선 만큼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져 회동결과가 주목된다.

구 여권세력의 대부를 자처해온 김고문은 "진짜 TK"를 내세워 새 맹주로
떠오르려는 이고문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다.

김고문은 얼마전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이고문은 경북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거기서 자라지도 않은 만큼 TK라기보다는 전국적 인물"
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볼수
있다.

김고문은 특히 이고문측이 TK지역을 돌며 허주(김고문의 호)는 난파선인
만큼 나를 밀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고문측이 최근 경북도의원 30여명을 초청해 대규모 골프모임을 가질 예정
이었으나 단 3명만이 참석해 허주의 "현주소"를 대변해주고 있다는 소문도
김고문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고문도 김고문을 "반드시 넘어야 할 강"으로 여기고 있다.

김고문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내기는 어렵더라도 자신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고문측이 이날 회동에 대해 "TK출신 정치선배에게 경선출마 배경을 설명
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시국에 대한 의견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고문은 무엇보다 김고문이 사실상 거중조정하고 있는 민정계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나라회를 의식하는 눈치다.

민주계 중심의 정치발전협의회와는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김고문과의 회동을 계기로 민정계 공략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고문과 이고문이 이날 회동으로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하면서
연대관계를 맺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