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그룹과 기존 자동차
업계간의 구조조정 보고서 파문과 관련, 양측에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전경련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월례 회장단회의를
갖고 이번 사태로 인해 재계 전체가 국민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합의했다.

회장단은 회의 직후 내놓은 발표문에서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전경련은 필요하다면 양 당사자간의 상호 이해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향후 재계의 단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그러나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재계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경제살리기에 재계의 총력을 기울이고 이런 차원에서 양 당사자간의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장단은 또 "자동차 산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의 구조조정은 국가경쟁력
강화의 관점에서 민간자율로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의 인위적인 간섭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논의는 김선홍기아그룹회장과 김석준쌍용회장이 전경련에 관련
규정과 위원회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두 회장은 "경쟁은 정정당당하게 이뤄져야하고 그것이
국제적인 관행"이라며 삼성측에 불쾌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미국 출장 중 귀국이 늦춰진 최종현전경련회장을
비롯 이번 사태와 관련된 정몽구 현대 이건희 삼성 김우중 대우회장 등과
선약이 있었던 구본무 LG회장 등 5대그룹 총수가 모두 불참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